달린다. 뛰어오른다. 땀 흘린다. 경기에 나간다. 자신과 싸운다. 불가능과 싸운다. 그들은 대한민국 국가대표다.

김지훈 선수가 입은 경기복 팬츠는 본인 소장품.

김지훈 선수가 입은 경기복 팬츠는 본인 소장품.

 

김지훈

GYMNASTICS
베이징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에요. 저번에는 개인적인 부담감만 조절하면 되는 막내였지만, 지금은 팀의 누가 편한지 편치 않은지 두루 살펴야 하는 주장이라는 게4년 사이 달라진 점이네요. 체조의 경우 국제 대회 룰의 변경이 심해요. 한번 바뀌고 나면 적응 못하고 은퇴하는 선수들이 속출할 정도죠. 이번 올림픽은 지난 올림픽 때와 채점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저도 새로운 규칙에 적응하는 훈련을 해왔어요. 운동을 하다 보면 누구에게나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닥쳐요. 하지만 말 그대로 도망갈 곳 없는 벼랑 위에 서서 뛰는 기분으로 해나가는 거죠. 다른 방법이 없어요. 손가락이 부러져도, 테이프로 감고 훈련을 계속해야 하는 거예요.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으니까. 하지만 운동만이 주는 순도 높은 쾌감과 성취감이 분명 존재해요. 산을 타는 분들은 지치고 힘들어도 정상에서 개운함을 맛보는 그 기분을 이해하더라구요. 운동을 하면서 평생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하는 선수들도 많은데, 두 번이나 가니 축복받은 일이겠지요? 오늘 사진 촬영에서 사용하는 이 기구는 안마예요. 그리고 제가 가장 자신 있고 욕심내는 종목은 철봉이구요. 체조선수 치고는 큰 키라서 철봉에 좋은 조건이에요. 근데 저, 상의를 안 입고 찍어도 진짜 괜찮을까요? 몸이 아주 좋은 편이 아니라서… (웃음).

이상화 선수가 입은 라이닝 팬츠는 Adidas Performance, 어깨에 레이스가 부착된 검정 톱과 오픈토 플랫 슈즈는 Adidas Originals, 러플 어깨 장식, 긴 테일이 돋보이는 볼레로 재킷은 Yohji Yamamoto 제품.

이상화 선수가 입은 라이닝 팬츠는 Adidas Performance, 어깨에 레이스가 부착된 검정 톱과 오픈토 플랫 슈즈는 Adidas Originals, 러플 어깨 장식, 긴 테일이 돋보이는 볼레로 재킷은 Yohji Yamamoto 제품.

 

이상화

SPEED SKATING
올림픽이 끝나도 선수들은 쉬지 않아요. 올림픽은 4년마다 열리지만, 그사이에 중요한 세계선수권대회나, 아시안게임이 계속 있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올림픽에 대한 관심이 높으니 빙상 선수의 경우 2년 뒤 소치 동계올림픽이 되어야 관심과 주목을 받겠지만, 요즘에도 훈련을 쉬지 않으며 지내고 있어요. 금메달을 따고 나서 뭐가 달라졌느냐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 아무래도 지켜봐주는 눈이 많아진게 가장 큰 차이 같아요. 여러 사람들에게 응원을 받으니까 힘이 더 나죠. 부담이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제 성격 자체가 그런 걸 부담으로 여기는 편은 아니에요. 긴장이나 부담을 지나치게 느끼지 않는 게 올림픽 같은 큰 시합에 나갈 때 나을 것 같아요. 런던에 가는 선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성적에 연연하지 말고 재미난 이벤트에 참여한다는 기분으로 다녀왔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예민해한다고 경기 결과가 좋은 게 아니거든요. 지금까지 정말 열심히 훈련받았으니까, 올림픽 때는 그걸 잠시 잊어버리고 긴장 조절을 했으면 좋겠어요. 운동에 피해가 가지 않는 선에서 여가 시간에 열리는 다양한 프로그램에도 참여해보고 말이죠. 떨리는 건 너무 당연해요. 하지만 불안하고 초조해한다고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건 아니니까 스스로를 이완시킬 필요가 있어요. 운동이 몸으로 하는 것 같지만 사실 마음이나 정신으로 하는 게 더 커요. 배짱이나 담력이나 의지 같은 것들.

허민호 선수가 어깨에 두른 비치 타월은 Louis Vuitton 제품. 유니폼과 선글라스, 손목에 착용한 심박계는 모두 선수 본인 소장품.

허민호 선수가 어깨에 두른 비치 타월은 Louis Vuitton 제품. 유니폼과 선글라스, 손목에 착용한 심박계는 모두 선수 본인 소장품.

 

허민호

TRIATHLON
트라이애슬론, 우리 말로 철인삼종 경기예요. 각각은 들어봤다고 해도 이 둘이 같은 건지 모르는 분들이 많더라구요. 1.5km 수영, 40km 사이클, 그리고 10km를 달리는 종목이에요. 세 가지를 한꺼번에 해야 하니 힘들지 않냐고 물으시는데, 선수 입장에서는 그만큼 지루하지 않아서 매력적인 점도 있어요. 새벽에 일어나서 한 종목씩 연습하고 식사하고, 반복하면 하루가 다 가죠. 사실 다섯 살 때부터 어린이 스포츠센터에 다녔는데, 초등학교 때 만난 선생님이 트라이애슬론 선수여서 이 길로 들어서게 됐어요. 이 종목과 인연이 있었나요봐. 우리나라에서는 첫 올림픽 출전이고 게다가 제가 유일한 선수예요5. 월 31일에 최종 티켓을 받자마자 모든 생활의 중심에 올림픽이 쑥 들어왔어요. 올림픽 생각만 해요. 선수촌 밖으로도 되도록 나가지 않고요. 식사 조절 같은 건 안 해요. 엄청나게 많이 먹어도 워낙 힘든 운동이기 때문에 살이 빠지거든요. 사람이니까 힘든 점이 없는 건 아니지만 그런 것까지 훈련으로 푸는 것 같아요. 전날 아주 힘들게 운동하고 나면 다음 날 새벽에 일어나기 직전이 가장 힘들어요. 그런데 일어나서 막상 운동을 시작하면 또 그런 생각들까지잊어버리는 것 같아요. 운동에 지치고 힘들 때는 시합 결과가 나를 위로해줘요. 잘하든, 못하든 기록이 잘 나오든 못 나오든 그게 희망이 돼요. 바로 거기서부터 나의 미래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면 어떤 결과라도 후회 없이 받아들이게 되거든요.

장신권 선수가 입은 흰색 슬리브리스 셔츠와 펜던트 목걸이는 모두 Chrome Hearts, 유니언잭 모티브의 하이톱 스니커즈는 Puma by Mihara Yasuhiro 제품. 러닝 쇼츠는 선수 본인 소장품.

장신권 선수가 입은 흰색 슬리브리스 셔츠와 펜던트 목걸이는 모두 Chrome Hearts, 유니언잭 모티브의 하이톱 스니커즈는 Puma by Mihara Yasuhiro 제품. 러닝 쇼츠는 선수 본인 소장품.

 

장신권

MARATHON
런던올림픽 개막은 7월 27일이지만 제 경기는 폐막식 전날인 8월 12일에 열려요. 올림픽의 꽃이고 하이라이트라고 하는 마라톤이니까요. 우리나라에서는 황영조, 이봉주 선배가 메달을 따기도 해서 육상 경기 가운데 성적에 대한 기대가 가장 큰 종목이지요. 제 목표는 개인 기록을 단축하고, 메달권 안에 드는 것이에요. 마라톤은 다른 육상 종목과 다르게 트랙이 아닌 도로에서 달려야 하는데, 우리나라는 아스팔트 바닥이지만 런던을 비롯해 유럽은 보도블록이에요. 김명민이 주연한 영화 <페이스메이커> 보셨나요? 거기 나오는 배경이 바로 이 런던 마라톤 코스예요. 그런데 <말아톤>이나 <맨발의 기봉이>처럼 마라톤 선수가 나오는 영화에서는 왜 다들 주인공을 바보처럼 묘사하는 걸까요? 마라톤 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어눌하지도 않고, 예전처럼 가난해서 못 먹으며 힘들게 운동하지도 않는데 말이에요. 물론 마라톤이 쉬운 운동은 아니에요. 풀코스 한 번 완주하면 몇 년은 늙는 기분이라고 선수들끼리는 이야기해요. 발 곳곳은 물집투성이고 탈진해서 한동안 몸을 못 움직이고… 저는3 5km 전까지는 달린다는 의식을 별로 하지 않고 달리는데 35km 지점부터는 한 발 한 발 내디딜 때마다 고통스럽고 몸의 에너지가 빠져나가는 기분이 들어요. 그때부터는 그동안 훈련해온 리듬과 정신력으로 달리는 거죠. 지금 묵묵히 훈련하는 바로 이 시간이3 5km 지점 이후부터의 나를 지탱해줄 거예요

이민혜 선수가 착용한 선글라스는 Louis Vuitton, 웨지힐 스니커즈는 Ash 제품. 유니폼은 본인 소장품.

이민혜 선수가 착용한 선글라스는 Louis Vuitton, 웨지힐 스니커즈는 Ash 제품. 유니폼은 본인 소장품.

 

이민혜

CYCLING
이렇게 메이크업 받아본 적이 딱 한 번 있어요. 전에 ‘아침마당’ 출연했을 때요. 요즘 자전거 타는 사람이 많 고, 생활체육으로 인기가 높잖아요. 런던올림픽에서 스타 선수가 나와주기만 하면 이런 분위기가 확 살아나서 이클을 인기 종목으로 올려놓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저희가 더 잘해야죠. 이클은 철저하게 혼자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많이 외로워요. 안장 위에 혼자 앉아 끝없이 페달을 돌려야 하거든요. 그럴 때 긍정적인 성격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사이클만 타서 내 인생에는 추억이 없다는게 허무하게 느껴진 적도 있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놀고 싶은 만큼 놀았다면 나는 이 자리에 있지도 않을 거고 지금과 다른 사람이 되었을 거예요. 그러니까 추억이 없는 게 아니라 사이클과 함께한 그 시간이, 나한테는 추억인 거예요. 쇄골 깨먹은 추억, 다리에 흉터로 남은 추억 같은 거긴 하지만(웃음). 사고는 어떻게든 날 수밖에 없어요. 얼마 전 훈련하던 선수들이 덤프트럭에 치이는 사고도 있었고… 쉽지 않죠. 일본에서 국제 규격 트랙 훈련을 더 하다 런던으로 가게 될 텐데, 그전에 머리를 짧게 자르려구요. 마음을 다잡는 데 효과가 있어요. 그래도 답답할 땐 친구들 만나서 이야기하는 게 도움이 돼요. 술도 안 마시는데 밤 10시에 만나서 새벽 5시까지 차 마시면서 떠들어요. 아침에 꼭 맥모닝 먹고 헤어지는 게 규칙이에요(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