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만난 기욤 뮈소와의 유쾌한 대담.

세계적으로 1천만 부 이상을 팔아 치운 기욤 뮈소는 프랑스 문학계에서 예외적인 슈퍼스타다. 할리우드적인 전개에 유럽풍의 로맨스를 결합한 그의 작품은 대중 소설의 즐거움을 최대치로 담아낸다. 가 파리에서 만난 작가에게 치명적인 비밀을 감춰둔 장소와 상상으로 빚어낸 연인, 그리고 직접 경험한 운명적인 우연에 대해 물었다.

프랑스 영화가 필요 이상으로 진지하고 난해한 데다 지루하다는 편견은 속도감 넘치는 오락물의 장인인 뤽 베송이 일찌감치 날려버린 바 있다. 문학에서 비슷한 예를 찾는다면?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기욤 뮈소를 떠올릴 거다. 사후 세계, 시간 여행, 마약 범죄 등 다양한 장르적 설정 안에 연인들을 밀어넣는 그의 소설은 이미 전 세계 35개국에서 1천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뤽 베송이 그렇듯 이 젊은 작가의 작품도 프랑스 고전의 유산보다는 동시대 할리우드의 대중성을 눈치보지 않고 좇는 편이다. 가장 큰 영향을 받은 인물로 스티븐 킹을 꼽는 기욤 뮈소는 콩쿠르 상이나 노벨 문학상을 일생의 목표로 삼는 소설가들과는 다른 부류다. 비평가들 사이에서 더 자주 거론되는 이름은 차라리 미셸 우엘벡 쪽일 거다. 그래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엘벡보다는 뮈소를 읽느라 밤을 새우는 독자의 수가 월등히 많을 거라는 것.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를 만난 장소는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에 자리한 에디시옹 출판사였다. 약속한 시각에서 30분가량이 더 흘렸을 무렵, 도시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사무실로 인터뷰이가 뛰어들어왔다. 도착이 늦은 것만 제외하면 소설가의 매너는 흠잡을 데가 없었다. 침착하게 화제를 이어가는 낮은 목소리부터 상대를 섬세하게 배려하는 태도까지, 모든 게 훈련으로 터득한 기교처럼 능숙해서 오히려 거리감이 느껴질 지경이었다. 어쩌면 이 깍듯한 화술은 고등학교 경제학 교사였다는 남다른 이력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겠다. 물론 표정이 좀 더 솔직하게 밝아지는 순간도 있었다. 고향인 앙티브가 화제에 올랐을 때, 그리고 아내와의 첫 만남을 돌이킬 때처럼 말이다. 아내와의 인연을 천사의 가호에 빗대고, ‘마법 같다’는 표현을 자주 사용하는 기욤 뮈소는 거의 모든 작품에 지문처럼 특정 모티프들을 반복해서 남긴다. 크리스마스, 뉴욕, 공항, 운명적인 만남 등은 극적인 로맨스를 이루는 기둥과 서까래가 된다. “제 인생에서는 늘 사랑이 중요한 주제였으니까요.” 유독 연인의 이야기에 집중하는 이유를 묻자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 낭만을 종교처럼 여기는 프랑스 남자 중에서도 이 소설가의 신앙심은 특별해 보인다. 그가 쓴 대부분의 결말이 쓰고 비릿한 현실보다는 경이롭고 달콤한 환상에 가까운 것도 의외는 아니다. 뮈소의 소설은 종종 독자로 하여금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것 이상의 경험에 빠져들게 한다. 힘이 센 픽션만이 실현시킬 수 있는 마법이다.

최근작인 <천사의 부름>은 공항에서 남녀 주인공의 전화기가 뒤바뀌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비슷한 사건을 실제로 겪은 뒤 이 소설의 도입부를 떠올렸다고 들었다. 이렇듯 본인의 경험에서 작품의 힌트를 얻는 경우가 많나?
종종 있는 편이다. 사실은 집필 중인 다음 소설 역시 개인적인 경험에서 출발했다. 이탈리아 토스카나의 식당에 들렀다가 한 쌍의 남녀를 관찰하게 됐다. 상반된 분위기를 풍기는 미국인 커플이었다. 남자는 월 스트리트에서 일하는 사업가처럼 세련된 모습이었는데 여자는 고딕풍의 보헤미안 같았고 몸 여기저기에 문신도 많았다. 더 재미있는 건 그들의 자녀였다. 남녀 쌍둥이 중 여자아이는 아빠처럼 시크했고, 남자아이는 엄마와 흡사했다. 보는 순간 하나의 이야기가 떠오르는 장면이었다.

<천사의 부름>의 주인공인 매들린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스마트폰에 저장해둔다. 당신도 마찬가지일까?
아니다. 내 전화기에는 전혀 비밀스러운 내용이 없다. 뭐랄까, 요즘의 휴대전화는 상상력이나 뇌의 기능을 더 확장시켜주는 물건이 된 듯하다. 나는 시대를 정확히 보여주는 이야기를 좋아하고 휴대전화야 말로 현재를 상징하는 중요한 소재라고 생각한다. 스마트폰 하나에 이메일부터 개인적인 사진까지 온갖 것이 담기지 않나? 종종 독자들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려서 겪게 된 난처한 에피소드들을 편지로 적어 보내곤 한다.

그렇다면 기욤 뮈소의 가장 중요한 비밀을 알고 싶을 때는 어떤 소지품을 훔쳐야 할까?
하하, 내 뇌? 난 대단한 비밀이랄 게 없는 사람이다. 그런데 한편으로 우리 모두는 나름의 비밀을 가지고 산다고 생각한다. 심리적인 상처부터 드러낸 적이 없는 공포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이런 비밀들이 소설에서는 분명히 요긴한 장치다. 과거를 돌아보면서 흥미로운 이야기가 시작되는 거다.

스릴러부터 판타지, 코미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실험해왔다. 그런데 한 겹을 벗기고 보면 당신의 소설은 늘 로맨스처럼 읽힌다. 사랑 이야기에 그처럼 강하고 꾸준하게 끌리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내 인생에서 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주제니까. 늘 사랑이란 것, 그리고 연인이라는 것에 대해 혼자 질문을 던지곤 했다. 로맨스는 얼마나 지속될까, 함께 매일매일을 보낸다는 건 무엇일까, 그리고 사랑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한편으로 소설가로서는 이런 로맨스가 스릴러, 추리극 등 다른 장르 안에 녹아드는 걸 좋아한다. 혹은 지금 쓰고 있는 작품처럼 가족에 관한 내용으로 확장시키거나. 그럴 때 그 사랑 이야기가 더 특별해 보이기 때문이다.

기욤 뮈소의 소설은 프랑스 문학의 전통보다는 할리우드 영화의 문법과 더 가깝게 느껴진다. 창작자로서 당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을 장르 불문하고 꼽는다면 누가 될까?
스티븐 킹이다. 어릴 적부터 그의 작품을 수없이 읽었으며 처음 글을 쓰기 시작할 무렵에도 많은 영향을 받았다. 엄청난 양을 쓰면서도 결코 독창성을 잃지 않는 작가다. 활동 초기에는 비평가들로부터 제대로 대접받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의 작품에 대한 평가가 진지하게 이루어지고 있어서 개인적으로도 기쁘다.

스티븐 킹의 많은 작품은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당신의 소설 <그 후에> 역시 로맹 뒤리와 존 말코비치 주연으로 스크린에 옮겨진 바 있다. 완성된 영화를 봤을 거라 짐작되는데 마음에 들던가? 본인이 쓴 원작보다 낫다고 생각된 부분도 있나?
나쁘진 않았는데 영화가 다소 어두웠던 것 같다. 배우들은 근사했고 화면 또한 아름다웠지만 한 명의 관객으로서는 좀 더 가벼운 작품이 되길 바랐다. 그 외에는 캐릭터 묘사가 많이 축약된 듯했는데 소설과 영화의 매체 차이를 감안하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을 거라고 짐작한다. 아무튼 원작의 큰 흐름은 놓치지 않는 각색이었다.

소설의 시간적인 배경으로 크리스마스를 자주 등장시킨다. <그 후에>, <천사의 부름>, <당신 없는 나는?>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사실이다. 소설에서 겨울을 다룰 때가 많은데 특히 좋아하는 계절이라 그렇다. 더운 날씨를 못 견디는 편이다. 예를 들어 브라질처럼 내내 뜨거운 지역에서는 거의 지내질 못한다. 겨울은 내게 어쩐지 마법처럼 느껴진다. 사실 처음 글을 쓸 때는 계절에 대해 크게 인식하질 않았다. 문득 돌이켜보고서야 겨울에 대한 묘사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작가를 주인공으로 한 작품을 쓰기도 했다. <종이 여자>의 톰 보이드 이야기다. 그는 “창작의 영감을 어디서 얻느냐”는 질문에 제대로 답해본 적이 없다고 말한다. 아마 거의 모든 소설가가 똑같은 질문을 수많은 기자와 독자로부터 듣지 않을까 싶다. 이 곤란한 질문을 위해 준비해둔 답변이 있나?
그런데 그런 질문이 내게는 그리 곤란하지 않다. 답을 하자면, 영감은 정말 여러 곳에서부터 온다. 관찰, 경험, 꿈, 혹은 다른 작가의 작품일 수도 있다. 물론 영감이 오는 순간을 제대로 포착하려면 늘 예민하게 깨어 있어야 한다. 어쩌면 오늘 저녁에 글을 쓰면서 지금 나와 대화 중인 당신이 입고 있는 것과 비슷한 옷을 소설 속 주인공에게 입힐지도 모른다. 매일 이야기를 적는 것 역시 상상력을 자극하는 훈련이 된다. 아무 노력도 하지 않고 영감이나 상상력이 벼락처럼 닥치기만 기다린다면 글은 영영 쓸 수 없을 거다. 머리 속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고 해도 일단 컴퓨터 앞에 앉아 1시간, 혹은 2시간씩 머리를 싸매야 한다. 어쩌면 3시간째에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를 수 있다.

소설의 진도가 나가지 않을 때는 새 컴퓨터를 장만한다고 한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적도 있다.
컴퓨터를 바꾸거나 아니면 노트를 새로 사기도 한다. 속지가 바둑판 무늬로 된 평범한 종류를 학생 때부터 줄곧 사용하고 있다. 완벽하게 텅빈 백지에다가 펜으로 글을 쓰는 거다. 글이 막혔을 때 새 컴퓨터를 산 건 사실 딱 한 번뿐이었다. 오히려 손으로 글을 적어보는 경우가 더 많은 듯하다. 그래도 실마리가 잡히지 않으면 뉴욕으로 여행을 떠난다. 내게는 마법 같은, 늘 역동적인 도시니까. 가장 큰 영감을 주는 장소를 묻는다면 뉴욕, 그리고 공항이라고 답하겠다.

“ 아무 노력도 없이 영감이 벼락처럼 닥치기만 기다린다면 글은 영영 쓸 수 없을 거예요. 머리 속이 텅 비어 있는 것 같다고 해도 일단 컴퓨터 앞에 앉아 1시간, 혹은 2시간씩 머리를 싸매야 합니다. 어쩌면 3시간째에는 기막힌 아이디어가 반짝 떠오를 수 있거든요”.

<종이 여자>의 주인공인 소설가 톰 보이드는 피그말리온처럼 자신이 창조한 작품 속 인물과 사랑에 빠진다. 만약 당신의 캐릭터 중 한 명과 실제로 데이트할 수 있다면 누구를 택할텐가?
<천사의 부름>의 매들린이다. 글을 쓰면서 이미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내게 감동을 주고 날 놀라게 한 인물이기 때문에 특별한 애착을 느낀다. 처음 소설을 시작할 때는 그녀가 이야기 속에서 이토록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줄 몰랐다. 이 작품의 성공은 전적으로 매들린 덕분이다. 만약 속편을 쓴다면 이 인물에 초점을 바짝 맞춰 깊게 들어가고 싶다.

반면 절대로 기욤 뮈소 소설의 주인공이 되지 못할 여성도 있을까?
글쎄, 난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열려 있다. 글을 쓸때만은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워지려고 하지만… (한참 생각을 고르다가) 이런 적은 있다. 언젠가 콜걸에 대한 소설을 써보려고 했는데 그때는 좀 힘들었다. 일단 시작했지만 더 이상 진전이 없어서 그대로 방치해둔 상황이다.

경제학을 전공했고 작가가 되기 전에는 고등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기도 했다. 애초에는 작가가 될 생각이 없었던건가?
원래 한 번에 여러 일을 하는 걸 좋아한다. 경제학 공부는 내가 살고 있는 세계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아버지는 경제학자, 어머니는 도서관 사서로 일하셨는데 두 분으로부터 고르게 영향을 받은 듯하다. 즉, 어머니로부터는 책과 예술에 대한 관심을, 아버지로부터는 숫자 감각과 실용적인 경제 개념을 배운 거다. 덕분에 작품 안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도 현실에 대한 인식은 놓지 않는 균형 감각을 터득한 것 같다.

소설가로서 사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일까? 그리고 단점이 있다면?
단점은 없고 정말 장점뿐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도 진심으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는 게 가장 좋은 점이다. 내 책에서 영향을 받은 사람을 만나고, 35개국에 소설이 번역되어 팔리고, 작가가 아니라면 가보지 못했을 나라를 방문하고, 영화 시나리오 작업에 참여하는 일 모두가 즐겁다. 누구든 열정을 쏟을 수 있는 직업을 발견하면 절대 그만둘 수가 없다. 일하는 것 자체가 특권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당신 없는 나는?>과 <종이 여자>에는 각각 오문진과 박이슬이라는 한국인 캐릭터가 등장한다. 한국 독자의 눈에는 외국 작품에 등장하는 한국인의 이름이 어색할 때가 많은데 당신의 소설은 예외로 삼아도 될 것 같다. 실제로 한국에서 찾아볼 수 있을 법한, 자연스러운 이름이라는 뜻이다. 작명 과정에서 한국인에게 조언을 구한 건가?
한국 오피스에 도움을 주는 직원이 있다. 이름을 짓거나 문화에 관한 배경 지식이 필요할 때 조언을 구한다. 한국의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에 작품을 통해서나마 반가운 윙크를 건네고싶었다. 강연을 위해 방문한 이화여대에 대한 묘사를 삽입하고, 한국 캐릭터들을 등장시킨 게 바로 그 눈인사가 되겠다. 더 나아가 한국 여성이 주인공인, 한국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도 거칠게나마 구상 중이다. 물론 정말 초반이라 뭐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는 곤란하다. 이미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비슷한 작업을 한 걸로 알고 있다. 아무튼 다시 한국을 방문해 부지런히 돌아다니며 영감을 얻고 싶다. 현재로서는 막연한 프로젝트일 뿐이지만.

내한은 지난 2010년 초였고 이화여대도 그때 방문한 걸로 알고 있다. 이화여대 외에는 또 어떤 풍경이 인상적이었나?
다양성을 품은 도시라는 느낌을 받았다. 오래된 풍경과 모던한 건물이 공존하는 곳이니까. 마치 홍콩처럼 말이다. 정확한 장소를 짚어 말하기는 어렵지만 모던함과 예스러움이 공존하는 장면 묘사로 시작되는 소설을 쓰고 싶다. 다시 한국에 찾는다면 그런 관점에서 관찰해볼 생각이다. 생각이 빨리 정리될 경우 2~3년 안에 서울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 나올지도 모르겠다. 지난 방문은 1월이었다. 내가 겨울을 좋아하긴 하지만 영하 15도까지 내려가는 추위는 와, 정말 강렬했다. 그래서 이후에는 다른 계절을 택해 여행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언제쯤이 적절할까?

한여름만 피하면 될 거다. 습하고 뜨거운 날씨가 몇 달 동안 계속되니까. 혹시 서울 외에도 언젠가 소설의 배경으로 등장시키려고 마음에 담아둔 도시가 있나?
홍콩은 꼭 한 번 다뤄보고 싶다. 그리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 중 하나인 스파이 소설이 보스턴을 무대로 삼고 있다. 예술적 토양이 풍부한 보스턴은 내게 상당히 흥미로운 지역이다.

매 챕터의 도입부에 다른 작품에서 빌려온 인용구를 곁들이는 것도 기욤 뮈소 소설의 특징 중 하나다.
내게 울림을 준 예술을 독자와 나누는 것이다. 이런 전달자 역할을 하는 게 즐겁다. 한 권의 책이 또 다른 책, 또 다른 작가를 소개해준다는 일도 재미있게 느껴지고. 경제학 교사로 10년을 보냈으니 자꾸만 지식을 공유하고 싶어 할 만도 하다. 어린 시절에도 친구가 책을 빌려주면 신나서 읽은 뒤 내 추천 목록을 더해서 반납하곤 했다.

그 인용구들은 당신의 독서 취향을 짐작하게 하는 힌트가 되기도 한다.
맞다. 가끔은 책에서 읽은 것 외에 노래 가사나 누군가가 남긴 말을 빌려올 때도 있다. 내 독서 목록에만 국한되지 않는, 문화 전반에 대한 인용인 셈이다. 늘 고상한 사람처럼 셰익스피어만 언급하진 않는다. 아무튼 메모는 15살 때부터 줄곧 유지해온 습관이다. 지금도 뭔가를 읽을 때는 메모지나 형광펜을 항상 곁에 둔다.

최근 읽은 작품 중 특히 인상적이었던 걸 꼽는다면?
글쎄, 한국에서도 알려진 게… (선택을 국한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지만 뮈소는 좀 더 고민한 끝에 답을 했다) 신경숙의 <엄마를 부탁해>를 읽었다. 무척 감동적이었다.

문학적 가치를 우선시하는 콩쿠르 상 수상에 목표를 두는 소설가는 아닐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중을 위한 글을 쓴다는 데 남다른 자부심을 갖고 있는 듯하다.
스티븐 킹을 언급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뷔작을 준비할 때부터 동시대를 정확히 포착하고픈 욕심이 있었다. 난 잘 다듬어진 대중 소설 작가들의 팬이다. 스스로도 지적이고 독창적이지만 결코 재미를 놓치지 않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 내 책이 이렇게 많은 나라에서 다양한 연령, 성별,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읽힌다는 건 정말 감사한 일이다. 어젯밤에는 한 레스토랑에 들렀는데 셰프가 달려 나와서 내 손을 꼭 잡고 반가워하더라. 지하철을 탈 때면 내 소설에 빠져서 내려야 할 역을 지나치는 사람을 종종 본다.

‘천사의 부름’이란 운명이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중요한 우연을 일컫는 표현이라고 소설에서 밝힌 바 있다. 지금껏 살면서 천사의 부름이라고 할 만한 결정적인 순간을 겪은적이 있나?
내 아내를 만난 것. 첫눈에 반했는데 결코 번복하고 싶지 않은 정확한 판단이었다. 만나자마자 나와 함께 할 사람임을 알아봤고 그렇게나 강렬한 확신은 그때뿐이었던 것 같다. 내게는 정말 천사의 부름이라고 할 만한 경험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