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을 앞둔 런던의 알찬 볼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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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 월드컵, 2002년의 서울은 새로운 문화적 움직임과 긍정의 기운으로 가득했다. 올림픽을 앞둔 지금의 런던도 마찬가지다. 세계인들에게 베풀고 공유할 시각적 볼거리, 영국다움에 대한 자긍심으로 넘치는 이 문화의 도시에서 런더너들이 바로 지금 이야기하는 것.

아티스트 아이 웨이웨이와 듀오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론이 협업한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아래는 그들이 함께 작업했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아티스트 아이 웨이웨이와 듀오 건축가 헤르조그 앤 드 뫼론이 협업한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 아래는 그들이 함께 작업했던 베이징 올림픽 주경기장.

왕들의 귀환

베이징올림픽의 스타들이 다시 뭉쳤다. 스포츠 선수들을 얘기하는 게 아니다. 바로 2008년 베이징올림픽 경기장을 합작 설계하며 건축과 아트의 컬래버레이션을 보여준 스위스 건축가 듀오 헤르조그 앤 드 뫼론과 중국 아티스트 아이 웨이웨이의 만남. 매년 세계 유명 건축가 및 아티스트들에게 커미션 작업을 의뢰하는 서펜타인 갤러리 파빌리온의 올해 작업을 이들이 맡은 것이다. 한번 손을 잡았던 건축계와 아트계의 스타들이 런던올림픽 부대 행사인 런던 2012 페스티벌의 일환을 위해 다시 런던에서 작업한다는 소식은 화제를 불러 모으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통제 아래 현재 중국 땅을 떠날 수 없는 아이 웨이웨이는 런던에 직접 오지는 못하고, 스카이프 영상 통화를 통해 이들과 함께 작업했다고 전해진다.

삶을 예술처럼

독일의 현대미술과 디자인을 대표하는 본산인 바우하우스(Bauhaus)의 전시가 이스트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8월 12일까지 열린다. ‘바우하우스: 삶을 예술처럼(Bauhaus: Art as Life)’이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전시는 세 개의 독일 바우하우스 인스티튜션의 협조로 진행된다. 페인팅, 스컬처, 건축, 필름, 사진, 가구, 그래픽, 프로덕트 디자인, 텍스타일, 세라믹 그리고 연극까지 무려 400여 개가 넘는 작업을 선보인다. 지난 40여 년간 영국의 바우하우스 전시 중 가장 큰 규모의 전시로 지금 런던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오노 요코의 전시에는 관람객뿐 아니라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올려, 행복한 인류의 초상을 창조하는 스마일 프로젝트.

오노 요코의 전시에는 관람객뿐 아니라 전 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진을 올려, 행복한 인류의 초상을 창조하는 스마일 프로젝트.

꿈꾸는 아티스트

일본의 행위예술가이자 콘셉추얼 아티스트인 오노 요코의 전시가 런던 중심부 하이드파크에 위치한 서펜타인 갤러리에서 진행된다. ‘빛을 향해서(To The Light)’라는 타이틀이 붙은 이번 그녀의 전시는 그간의 작품들처럼 관객들의 참여를 통해 완성된다. 전 세계 각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올려진 사진들을 전시해 행복 초상의 인류학을 창조하는 ‘스마일(Smile) 프로젝트’가 함께 진행되는 것. 비틀스의 멤버였던 존 레넌의 부인, 그러나 비틀스 해체의 주범이라는 원망을 받기도 했던 장본인인 오노 요코의 작품들이 런던올림픽을 위해 전시된다는 것 또한 아이러니하다. 특별히 마련된 부스에서는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들도 자신의 사진을 찍어 참여할 수 있다. 9월 9일까지.

런던의 마스코트

2012 네 글자를 파격적으로 변형시킨 공식 로고 디자인만큼이나, 런던올림픽의 마스코트 인형 역시 이슈가 되고 있다. 마스코트인 두 친구는 바로 올림픽을 상징하는 ‘웬록(Wenlock)’그리고 장애인 올림픽을 상징하는 ‘맨드빌(Mandeville)’. 근대 올림픽이 시작된 잉글랜드의 시골 마을인 ‘머치웬록’에서 유래한 웬록의 머리는 올림픽 스타디움의 지붕 모양을 본따 금•은•동 메달의 색을 조합한 것이며, 팔찌는 우정을 상징한다고. 그런가 하면 장애인 올림픽을 처음으로 진행한 병원 이름 ‘스토크맨드빌’에서 유래한 맨드빌은 장애인 올림픽 마크인 애기토스(Agitos) 구조물에서 영감을 받았다. 파란 금속은 투지를, 유동적인 형상은 부드러운 영혼을 의미하고, 유선형의 몸은 신체 한계를 뛰어넘는 도전과 노력을 표현한다. 주로 동물 캐릭터를 변형하던 올림픽 마스코트의 트렌드에 비해, 금속 소재의 이 가상 캐릭터들은 미래주의적인 경향을 보여주는 듯하다.

가장 영국적인 자동차

영국의 자동차 프로그램 <탑기어>에는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오랜 앙숙인 독일과 영국이 자동차로 여러 가지 경기를 벌이는 에피소드가 나온다. 거기서 독일이 선택한 차는 BMW 그룹의 자회사인 미니. 그렇다면 영국이 선택한 차는? 재미있게도 역시 미니였다. 독일 회사로 인수되긴 했지만, 오랜 역사를 지닌 미니는 가장 영국적인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이므로. 2012년 런던올림픽의 스폰서 중 하나인 BMW의 자회사 미니(mini)가 올림픽 특별 에디션을 출시했다. 블루 •레드• 화이트• 실버 4가지 색상의 쿠퍼(Cooper), 쿠퍼 디(Cooper D), 쿠퍼 에스(Cooper S) 그리고 쿠퍼 에스디 트림즈(Cooper SD trims)까지 네 종류로 선보이는 이 미니 특별 에디션은 총 2012대만 생산된다. 또한 많은 커스텀 미니 차량들이 올림픽을 위해 런던 시에서 운행될 예정이라고 하니 도시 곳곳에서 이 차량들을 찾아보는 재미도 쏠쏠할 듯하다.

에디터
황선우
기타
글 / 안영주 (런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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