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한 마실 거리가 생각나는 계절을 맞아 실험 정신 강한 애주가들에게 물었다. 요즘 어떤 술 마셔요?

1. 친구네 집에서 파티를 할 때 얻어 마신 보드카 수박이 훌륭했다. 수박 윗부분을 따고 안을 좀 파낸 뒤 보드카를 넉넉하게 붓는다. 1~2시간쯤 맥주를 마시며 기다렸다가 개봉해서 화채처럼 먹으면 끝. 별다른 안주도 필요 없고 집어먹다 보면 알딸딸하니 기분도 좋아지고. – 정우열(카투니스트)

2. 어느 날엔가 보드카 토닉을 마시다가 별 생각 없이 편의점에서 산 폴라포를 넣어봤다. 그런데 너무 맛있는 거다. 얼음 알갱이가 아삭아삭 씹히는 것도 재미있고 특히 주위 여자들 반응이 굉장했다. -최태형(다음 커뮤니케이션 기획팀)

3.수입 식료품을 다양하게 갖춘 이태원 하이스트리트 마켓에서 미국 맥주 브랜드 인디카를 알게 됐다.코끼리가 그려진 이국적인 라벨도 재미있고 무엇보다 진하고 화사한 과일 향이 신기하다. 요즘 같은 계절엔 얼음을 한 알 정도 넣어서 마셔도 괜찮다 . -이주희(<이기적 식탁> <이기적 고양이> 저자)

4. 우롱차에 일본 소주를 타서 마신다. 이른바 수제 우롱 사와. 깔끔하고 숙취도 적다. – 목정욱(사진가)

5. 이태원의 멕시칸 음식 전문점인 바토스에서 맛본 코로나리타. 진하게 만들어 얼린 마가리타에 코로나 맥주를 병째 꽂아서 살살 섞어 마신다. 너무 맛 있어서 위험한 술. 홀짝홀짝 두 잔을 마시고 났더니 혀가 꼬여버렸다. -신윤영(<젠틀맨> 피처 디렉터)

6. 집에서도 소주를 색다르게 먹는 몇 가지 방법. 1. 토마토 주스에 소주 붓고 후추랑 타바스코 소스를 대략 섞어서 먹는다. 2. 소주에 꿀에 절인 레몬과 얼음을 넣고 바질 잎을 짓이겨 곁들인다. 3. 딸기를 갈아서 소주랑 섞고 체에 거른 뒤 냉동실에 20분 넣어뒀다가 꺼낸다. 다 맛있다. 아주 그냥 소주가 최고야 ! -정창욱(식당 차우기 오너 셰프)

7. 효자동의 펍 퍼블릭에서 여름을 겨냥해 내놓은 칵테일 까이피리냐가 괜찮았다. 라임, 설탕, 얼음, 그리고 사탕수수로 만든 브라질 전통주인 까샤사, 이렇게 네 가지 재료만으로 만드는데 한참 더운 오후에 한 잔 들이켜면 딱 기분 좋을 정도의 취기가 올라온다. 다만 한국에서는 라임 수급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맛 보려면 약간의 운이 따라야 한다. 사장님의 설명에 의하면브라질 출신의 동네 친구이자 가게 단골이 인정한 맛이라고. -김종관(영화감독)

8. 샴페인과 오렌지 혹은 자몽주스를 1:1의 비율로 섞어 마시는 미모사를 추천한다. 한여름 브런치나 낮술 파티 등에 두루 잘 어울린다. 샴페인이나 맥주만 마실 때보다 덜 취하기 때문에 이른 시간에 마셔도 부담이 적다. 주스 종류를 바꾸거나 비율을 달리하는 식으로 응용해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 -박부명(W서울 워커힐호텔 마케터)

9. 일본 여행 중에 우연히 히타치노 네스트라는 에일 맥주를 알게 됐다. 부엉이가 그려진 귀여운 패키징때문에 골라들었는데 직접 마셔봤더니 맛도 썩 좋아서 기억해둔 제품이다. 과일향이 진하면서도 뒷 맛은 깔끔한 편. 맥주의 오스카 상이라고 불리는 국제맥주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다고. 얼마 전부터 우리나라에서도 판매를 시작했다. -최지웅(그래픽 디자이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