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제전

W

한발 늦게 찾아온 만큼 꼭꼭 씹어 음미하고 싶은 진짜 봄. 봄을 온전히 봄일 수 있도록 하는 음악과 축제들을 나란히 나란히 줄 세웠다.

April

28~29ㅣ뷰티풀민트라이프 2012
시작은 <그랜드민트라이프>의 자매품이었으나, 이제 온전히 홀로 설 수있을 만큼 깊어진 봄의 음악 축제 뷰민라. 요 근래 음악 축제의 필요조건처럼 되어버린 초대형 해외 스타 내한 같은 이벤트는 없을지언정, 10센치, 존 박, 에피톤 프로젝트, 칵스 등 초록빛 잔디밭 위에서 김밥 먹으며듣고 싶은 노래는 모두 다 있다. 고양아람누리.

May

봄이라 꽃이 피는 게 아니고 꽃이 피어야 봄인 것처럼, 지난 2007년 이후로는 이소라의 노래가 있어야 봄이었다. 해마다 봄이 오면 만날 수 있었던 이소라의 목소리를 5월 한 달 내내 매주 목요일부터 일요일까지 마치 일상처럼 만날 수 있다. 지난해엔 잠시 대극장으로 외도했지만, 올핸 다시 작은 공연장으로 되돌아왔다. 서강대학교 메리홀.

8 l 세르지오 멘데스 50주년 기념 내한 공연
지난해 자신의 음악 인생 50년을 정리하는 음반 <셀레브레이션>을 발표한 브라질 음악의 거장 세르지오 멘데스가 유럽, 미국, 일본을 거쳐 한국을 찾는다. 때론 유쾌하고 때론 나른한 봄을 꼭 닮은 보사노바로 귀를 간질여줄 것이다. 오후 8시, 올림픽공원 올림픽홀.

11 l 뮤지크 소울차일드
이제 ‘차일드’라 칭하기엔 너무 커버린 솔 아티스트 뮤지크 소울차일드. 이미 2010년 <서울소울뮤직페스티벌>을 찾기도 했고, 지난해엔 박재범과 듀엣 공연을 펼치기도 했지만, 그의 기분 좋을 만큼만 끈적거리는 리듬, 매끈한 보컬, 세련된 무대 매너를 2시간이 넘게 단독으로 소유할 수 있는 첫 무대다. 오후 8시, 악스 코리아.

12 l 김광민 & 이병우 <어쿠스틱 드림>
<플레이 위드 어스> 공연을 함께해온 윤상을 쏙 빼놓고, 이번엔 김광민과 이병우가 뭉친다. 오직 그랜드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만으로도 얼마나 풍요로운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확인하게 될 것이다. 게다가 그들에게 애정만 갖는다면, 심지어 재미있을지도 모른다. 오후 7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6~20 l 레이첼 야마가타 전국 투어 콘서트
지난 2월 서울에만 잠시 들렀다 간 레이첼 야마가타가 못내 원망스러웠다면, 이번 기회에 용서해줘도 좋겠다. 5월 16일 대구를 시작으로 17일 대전, 19일 서울 찍고 20일 부산까지 전국 4개 도시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뜻하고 짙은 그녀의 목소리를 핑계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다.

19~20 l 서울재즈페스티벌 2012
현재까지는 1차 라인업만 발표되었을뿐이지만 <서울재즈페스티벌 2012>의 티켓 예매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는 명백하다. 어스 윈드 앤 파이어, 조지벤슨, 에릭 베네가 온다는데, 망설일 이유가 무엇일까. 올림픽공원 88잔디마당, 수변무대 등.

26~27 l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2
봄바람 난 사람들이 모두 모여 강바람 맞으며 즐기는 상반기 최대 음악 페스티벌 <그린플러그드 서울>. 올해도 자우림부터 신치림, 옥상달빛, 울랄라세션, 이승열에 이르기까지 하나로 규정 할 수 없는 다채로운 색채를 지닌 뮤지션들이 약 80팀이나 진용을 갖췄다. 여전히 서울에 머물면서도 도시로부터 뽑은 플러그를 자연에 꽂는 평온한 시간을 누릴 수 있다. 난지한강공원.

28~29 l 노엘 겔러거’s 하이 플라잉 버드
님은 갔지만, 우리는 님을 보내지 아니한 마음을 눈치챈 걸까. 오아시스는 지난 2009년 아쉽게 해체했지만, 리드기타와 보컬을 담당한 노엘 겔러거는 지난 10월 솔로 데뷔 음반 <노엘 겔러거’s 하이 플라잉 버드>를 발표했다. 혼자라도 돌아온 그를 반기면서도, 이번 공연에서 오아시스 시절의 노래도 들려주었으면 하는 욕심 또한 어쩔 수 없다. 악스 코리아.

(왼쪽부터)패티김  in 서울,  제이슨 므라즈 in 부산, 2012 레인보우 아일랜드

(왼쪽부터)패티김 <이별> in 서울, 제이슨 므라즈 in 부산, 2012 레인보우 아일랜드

June

2 l 패티김 <이별> in 서울
지난 2월, 54년간 오른 무대에서 이제 퇴장하겠노라 밝힌 패티김의 마지막 투어가 5월 26일 안동에 이어 6월 2일 서울에서도 이어진다. 마지막 공연은 그 이후에도 부산, 대전, 창원, 성남, 청주, 수원, 광주, 전주, 고양에서 계속되겠지만, 멈추지 않고 노래 해온 긴 시간에비하면 보잘것 없이 짧은 이별 의식을 치르는 냉정한 그녀가 어쩌다 생각이 날 것 같다.

8 l 제이슨 므라즈 in 부산
6월엔 부산에 가야겠다. 비단 바다때문은 아니다. 바로 그곳에 <무한도전>의 하하가 사랑하고, 우리 모두가 사랑하는 제이슨 므라즈가 오기 때문이다. 새 음반 발매를 기념하는 전 세계 56개 도시 투어를 여는 첫 공연이다. 부산 벡스코.

9 l 인코그니토 라이브 인 서울 2012
인코그니토의 음악을 배경으로, 꼼짝없이 자리에 앉아 있으라는 건 차라리 고문에 가깝다. 그 마음을 어찌알고 인코그니토가 올나잇 스탠딩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8시 오프닝 무대를 시작으로 10시 메인 공연에 이어 새벽 3시까지 애프터 파티가 이어지는 펑키하고 그루브한 밤을 기대해도 좋다. 갤러리아 포레 컨벤션홀.

9~10 l 2012 레인보우 아일랜드
서울을 벗어나, 섬으로 탈출해, 텐트를 치고, 음악을 듣는 것. 이토록 간단한 소망을 매번 이루지 못했다면, 올핸 꼭 남이섬에서 펼쳐지는 <레인보우 아일랜드>행 티켓을 거머쥐어야겠다. 이미 바로 전날 부산에서 공연을 마친 제이슨 므라즈 외에도 크리스티나 페리가 이 여행에 승선할 준비를 마쳤다. 남이섬.

20 l 바우터 하멜<더 베스트 오브 콘서트>
음악은 물론 외모마저 다디단 네덜란드 청년 바우터 하멜이 벌써 네 번째 한국을 찾는다. 그만큼 유난히 한국 관객과의 궁합이 좋은 이 청년이 ‘최고의 콘서트’라 이름 붙이고 유혹하고 있으니, 이번에도 넘어가줘야겠다. 오후 8시, 홍대 브이홀.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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