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신나는 밤, 그리고 평온한 주말. 맛있는 음식이 필요한 그 모든 순간을 위해, 꼭 기억해둬야 할 새로운 식당을 미리 알려드립니다.

7PM

이탤리언 요리를 전공한 아내와 유럽 대륙의 요리를 배우고 익힌 남편은 종종 유럽여행을 떠나곤 했다. 그리고 그때 먹은 음식가운데 기억에 남은 것들, 우리나라엔 흔치 않은 것들을 선보이는 아늑한 식당 7PM을 차렸다.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나라에서 많이 먹는 매콤한 스튜인 굴라시는 송아지 사골 육수에 각종 채소를 넣어 현지의 레시피를 그대로 살렸지만, 고민 끝에 원래의 파스타 대신 밥을 곁들였다. 프랑스 남부 니스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니수아즈 샐러드는 토마토, 올리브, 아스파라거스 그리고 기름이 아니라 물에 담가 보관한 담백한 참치의 어울림이 꽤나 싱그럽다. 올봄엔 프랑스식 애피타이저 연어 리예뜨를 새롭게 메뉴에 추가했으니, 식전주로 준비한 칵테일 키르와 함께 그 새큼하고도 짭조름한 지중해의 내음을 물씬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월요일과 화요일 런치 휴무. 경복궁역 2번 출구에서 참여연대 방향으로 5분.

헤도니즘

헤도니즘은 그 이름에 떡하니 박아놓은 것처럼, 음식으로 빚어낼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쾌락에 집중하는 라운지다. 먼저 성게알, 연어알, 쇠고기 타르타르 등 을 올려 다채롭게 즐기는 크로스티니, 마요네즈를 베이스로 한 타임소스를 곁들이는 붕장어튀김, 유자간장으로 만든 젤리를 얹은 쇠고기 카르파초 등 다양한 타파스 메뉴 앞에선 하나만 고르기 어려운 짜릿한 고통을 겪어야 한다(모둠 타파스를 선택하는 쉬운 방법도 있다). 냉동하지 않은 닭을 그릴에 구운 후 매콤한 아라비아따 소스를 듬뿍 얹은 치킨 요리, 두툼한 베이컨 스테이크에 달걀노른자를 톡 터뜨려 먹는 허브 베이컨 스테이크 등의 메인 요리에서는 진한 풍미와 기분 좋은 배부름을 동시에 만끽할 수 있다. 물론 점심에만 맛볼 수 있는 ‘버거프로젝트’의 창의적인 버거를 놓치거나, 이 따사로운 계절에 민트 잎과 라임을 가득넣은 모히토를 마시지 않는다면 그 쾌감이 반의 반으로 줄어들겠지만 말이다. 가로수길 스타벅스 맞은편.

테이블 스타

진짜 봄이 왔다. 가로수길에 새로 문을 연 테이블 스타로 친구들을 불러낼 시간이다. 먼저 큰 창 곳곳으로 햇볕이 스며드는 자리에 앉아 차가운 커피 혹은 와인을 홀짝이며 정신을 깨운다. 그런 다음엔 먹물 반죽으로 만든 도우 안에 불갈비, 치즈, 버섯, 토마토 등을 잔뜩 넣어 만두처럼 빚어내 구운 불갈비 칼조네, 통으로 구워낸 닭다리살에 곁들이는 크림소스 페투치니, 그리고 감자에 꿀을 발라 달콤하고 바삭하게 튀겨낸 메가 크런치 등 푸짐한 요리들을 배가 터지도록 맛본다. 사이사이 디자이너 곽현주가 꾸민 유쾌한 공간을 향해 플래시를 팡팡 터뜨려도 좋다. 마지막으로 계산대 옆 주방에서 멋지게 차려입은 요리사들의 분주한 몸놀림을 보고 문 밖을 나서면, 이제 정말 봄의 생생함이 몸과 마음 가득히 스며들 것이다. 가로수길 스마일마켓과 세븐일레븐 사이 골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