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네 그 물빛들이 보이네

W

속에서부터 빛이 나는 투명한 피부를 원할 때에도 물을 머금은 듯 촉촉한 피부를 원할 때에도, 필요한 건 하나.

에센스(Essence). 출신에 따라 세럼(Serum)이라고도 불리는 화장품 한 병에 기대하는 바는 비교적 명확하다. 보습, 영양, 진정, 미백…. 그 목적이 무엇이든 먼저 사용하는 토너보다는 ‘진한’ 감동을 줄 것. 토너가 그냥 물이라면 에센스는 티오피랄까? 혹 누군가 에센스와 토너의 차이를 물으면 애정남은 이렇게 대답할지도 모르겠다. 펌핑했는데 투명한 액체가 주루룩 흐르면 토너, 노리끼리한 젤이 ‘찍’ 하고 나오면 에센스인 거예요, 라고. 모름지기 에센스란 걸쭉해야 제맛이다. 아니, 그렇게 생각했었었었었다. 적어도 키엘의 클리얼리 코렉티브 다크 스폿 솔루션을 만나기 전까지. 2012년 최고의 기대주로 손꼽히는 이 제품은 내용물은 물론이고 케이스에조차 어떠한 색도 입히지 않았다. 스포이드까지 갖춘 모습이 다행히 토너로 보일 만한 외관은 아니지만, 얼핏 빈 병으로 착각할 수는 있겠다. ‘에센스가 이렇게 투명해도 되는 거냐’고 물으니 키엘 교육팀의 캐미 카넬라 부사장으로부터 되려 명쾌한 답변이 날아왔다. “미백 성분은 대부분 햇빛에 노출되면 쉽게 파괴되기 때문에 보통 불투명한 병에 담기죠. 하지만 키엘은 주요 활성 성분들을 직사광선에도 잘 견딜 수 있도록 완벽하게 안정화시켰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었어요.” 그러고 보니 투명한 텍스처가 왠지 피부를 투명하게 만드는 데에도 더 효과적일 거 같다는 기분이 든다. 그동안 노랗고, 하얗고, 파란 에센스를 찾은 것이 이상하게 여겨질 만큼. 같은 맥락에서 수분 에센스도 이제 투명한 것을 선택하자. 물이란 깨끗해야 물이지 더러우면 오물이지 않은가.

1. SHU UEMURA 딥씨 하이드라빌리티 SOS 수분 부스터
60% 이상 보습 성분으로 꽉 찬 수분 에센스. 단독으로 혹은 기존 에센스 다음 단계에서 바르거나 수분크림에 섞어 마스크처럼 사용한다. 30ml, 7만5천원.
2. KIEHL’S 클리얼리 코렉티브 다크 스폿 솔루션
기미, 잡티, 트러블 자국을 빠르게 케어해주는 집중 브라이트닝 에센스. ‘투명 에센스’라는 닉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 30ml, 8만6천원대.
3. BELIF 헝가리언 워터 에센스
헝가리 여왕이 피부 관리를 위해 사용했다는 헝가리 워터 수분 비법을 담아낸 워터 타입 에센스. 물방울이 터지듯 시원하게 발리고 끈적임 없이 밀착된다. 75ml, 4만원.
4. LIRIKOS 마린 하이드로 앰풀
해양 심층수에서 얻은 필수 미네랄 성분이 피부에 빠르게 흡수되어 얇고 촉촉한 수분막을 형성해준다. 5mlⅩ12개, 12만원.
5. LANCOME 블랑 엑스퍼트 덤 크리스탈
브라이트니스 액티베이팅 에센스 다크 스폿과 칙칙한 피부톤을 개선해 얼굴에 광채를 준다. 투명하게 반짝이는 텍스처와 케이스는 크리스털에서 영감을 얻었다. 30ml, 14만8천원.

에디터
뷰티 에디터 / 김희진
포토그래퍼
엄삼철

SNS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