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는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을 느끼고 동요하기보다는 찍었다는 사실에 급급한 사진전을 대하다 다음 두 개의 사진전을 만났다.

1. 김용호의 전을 누워서 감상하는 모습. 그것도 마치 하나의 작품같다. 2.신예 작가 김하영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루이스 박의 사진.

1. 김용호의 <피안>전을 누워서 감상하는 모습. 그것도 마치 하나의 작품같다. 2.신예 작가 김하영과의 협업으로 탄생한 루이스 박의 사진.

제대로 된 전시를 만나기가 힘들어 목이 마른 느낌이었다. 기획전, 특별전 등 소문난 잔치는 화려함을 보여줬지만 마치 잘못 들어선 일방통행 길에서 선택 없이 직진할 수밖에 없는 그런 곳 같았다. 너도 나도 가니까 동참해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더 커져버린 그런 전시 말이다. 찍는 사람의 의견이나 감정을 느끼고 동요하기보다는 찍었다는 사실에 급급한 사진전을 대하다 다음 두 개의 사진전을 만났다.

먼저 코엑스에서 열린 사진가 김용호의 전시 <피안(彼岸)>이다. 피안은 강 저쪽 둔덕이라는 뜻으로 현세의 반대편에 자리한, 진리를 깨달아야 도달할 수 있는 이상적 경지를 뜻한다. 도달하고 싶은 가상의 경계이자 범접할 수 없는 신비를 지닌 그곳에 대한 감정을 연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표현한 것. 크고 유려한 몸짓을 통해 마치 무언가를 말하는 듯한 연의 모습은 담담하면서도 세상의 굴곡을 모두 담은 듯한 느낌을 준다. 아무도 없는 깊은 숲속의 절에 들어와 명상을 하는 기분이랄까. 작가의 자아 성찰이 전해졌다.

그런가 하면 런던에서 작품 활동을 해온 루이스 박의 사진전은 젊고 에너제틱했다. 통의동 보안여관에서 열린 <Boy + London>전은 9년간의 런던 활동 후 돌아온 그가 런던에서 느낀 기억과 문화를 앵글에 담아 표현한 전시다. ‘누군가를 만나기 위해 살아간다’는 말을 마음에 새기고 작업했다는 그의 말처럼 전시장에는 자유분방한 눈빛을 지닌 런던의 소년 소녀의 일상과 손짓이 담겨 있다. 런던에서 신예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김하영과 협업하여 완성한 작품 역시 인상적이었다. 콘트라스트가 강한 그의 사진 위에 매끄러운 붓 터치가 더해지니 비로소 그가 보내온 런던의 시간들이 눈으로 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