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펫

W

12월이 되면 연인과 가족과 친구들과 너도 나도 파티를 연다. 하지만 여기, 하루하루가 파티인 이들이 있다. 동고동락하며 서로의 체온을 나누는 사랑스러운 반려견, 반려묘들 덕분이다.

머메이드 실루엣의 롱 드레스는 퍼블리카, 진주와 주얼 장식이 우아한 목걸이는 제이 에스티나, 함께 착용한 앤티크한 진주 목걸이는 엠주, 골드 반지는 골든 듀, 스터드 형태의 뱅글은 데레쿠니, 꼬임 장식의 메탈 뱅글은 프란시스K 제품. 멍구가 착용한 화려한 주얼 장식 목걸이는 모두 프란시스K 제품.

머메이드 실루엣의 롱 드레스는 퍼블리카, 진주와 주얼 장식이 우아한 목걸이는 제이 에스티나, 함께 착용한 앤티크한 진주 목걸이는 엠주, 골드 반지는 골든 듀, 스터드 형태의 뱅글은 데레쿠니, 꼬임 장식의 메탈 뱅글은 프란시스K 제품. 멍구가 착용한 화려한 주얼 장식 목걸이는 모두 프란시스K 제품.

이금영(모델) + 멍구(12살)

시추인 멍구는 이번 촬영의 최고령 개였다. 작년 말, 당뇨병이 생겨 고생을 하더니 급성 췌장염에 걸렸고 병원을락 들날락하면서 겨우 이겨낸 것이 올해 초. 한숨 돌렸나 싶었더니 갑자기 백내장이 왔다고 한다. 하루아침에 시력을 잃긴 했지만 건강은 회복한 상태라고. 촬영장에서 만난 이금영은 안타까운 사연과는 상관없이 멍구에게 장난을 하며 못살게 굴었지만 평소처럼 대하고 싶은녀 그의 마음이 전해졌달까, 그것이 오히려 애틋하게 느껴졌다. 이별을 준비하고 있는 그녀는 “너 와 촬영도 하고 연말을 함께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해. 힘을 내줘서 고마워. 조금만 더 곁에서 기적을 만들어줘, 멍구”라야는 가슴 찡한 멘트를 남겼다.

그래픽적인 프린트의 시폰 드레스는 쟈니헤이츠재즈, 장모의 퍼 재킷은 구찌, 원석 장식의 큼직한 목걸이는 프랜시스K, 왼손에 착용한 빈티지 원석 장식 반지는 YSL, 오른손엔 착용한 반지는 벨앤누보 제품.

그래픽적인 프린트의 시폰 드레스는 쟈니헤이츠재즈, 장모의 퍼 재킷은 구찌, 원석 장식의 큼직한 목걸이는 프랜시스K, 왼손에 착용한 빈티지 원석 장식 반지는 YSL, 오른손엔 착용한 반지는 벨앤누보 제품.

김선희(헤어 아티스트) + 구구(2살)와 미르(1살)

할머니와 부모님, 동생들과 북적거리며 지내다 작년에 독립을 한 김선희는 혼자 지내는 자유로움도 잠시, 늦은 밤 불 꺼진 방에 들어가는 것이 싫은 참이었다. 그때, 곁으로 온 아이들이 바로 구구와 미르다. 지인에게 분양받은 페르시안종의 구구와 동물보호연대를 통해 구조된 것을 분양받아 가족이 된 코리안 쇼트 헤어 미르는 동거를 시작한 첫날부터 그녀의 품에 안겨 떠나지 않았다고. 비록 집을 비울 때면 두루마리 휴지를 모두 풀어놓기도 하고 주방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놓기도 하지만 강아지처럼 꼬리를 흔들며 달려오는 아이들을 보면 웃음이 절로 난다며 엄마 미소를 지었다. 포토제닉한 두 마리의 애교쟁이들은 촬영 때에도 우리들의 마음을 알기라도 한다는 듯 정면으로 카메라를 응시하며 강렬한 눈빛을 보냈고, “셋이라서 행복하다”는 명언을 남긴 김선희는 그렇게 아이들을 데리고 스튜디오를 떠났다.

화이트 셔츠는 프라다, 턱시도 수트와 보타이, 광택이 돋보이는 슈즈는 모두 장광효 카루소 제품.

화이트 셔츠는 프라다, 턱시도 수트와 보타이, 광택이 돋보이는 슈즈는 모두 장광효 카루소 제품.

정우열(만화가) + 소리(9살)와 풋코(8살)

정우열은 두 마리의 폭스테리어와 동거한다. 소리와 풋코를 주인공으로 한 올드독이라는 이름의 블로그를 운영하며 그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을 사진과 그림으로 생생하게 전한다. 체구가 조금 작은 소리가 개구쟁이처럼 생긴 풋코의 엄마다. 소리와 소리가 낳은 새끼 중 한 마리를 같이 받아 키우게 된 것이5년 전. 처음에는 얌전하고 여성스러운 성격의 소리가 그를 주인으로 보지 않았고 자신을 받아들이는 데 딱 5년이 걸렸다고 한다. 반려견을 키우려면 적어도 15년 정도의 시간을 함께 지낼 자신이 있는 사람만이 선택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함께 건넨다. 올여름에는 이 아이들과 캠핑을 다녀왔는데 애완견이 입장 가능한 숙박 시설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래서 결국 텐트를 치고 잤다고 이야기한다. 나의 기쁨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것. 그 때문에 적절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도 덧붙인다. 그래서 이 남자의 개들이 그렇게 사랑스러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테일러드 점프수트는 타임, 그물 형태의 메탈릭한 목걸이는 프란시스K, 여러 겹의 골드 뱅글은 엠주 제품.

테일러드 점프수트는 타임, 그물 형태의 메탈릭한 목걸이는 프란시스K, 여러 겹의 골드 뱅글은 엠주 제품.

최서연(크리에이티브 플래너) + 밤이(6개월)

<더블유> 패션 에디터로 활동했던 최서연은 최근 변화가 많았다. 직업이 바뀌었고 독립을 했으며 활동 무대가 바뀌었다. 크고 작은 변화 중에서도 가장 큰 것은 바로 밤이를 만난 거다. 비가 억수로 쏟아지던 지난여름, 우연히 친구의 할머니가 키우는 고양이가 새끼를 낳았다고 하여 보러 가게 되었고 밤톨처럼 작고 귀여운 노르웨이숲 종인 밤이를 보자마자 마치 혈육이 당기듯 첫눈에 반해 데려오게 되었다고. 도토리를 넣은 듯 볼록한 볼과 흑백의 조화가 멋지고 사랑스러운 이 새끼 고양이 밤이는 그녀의 새로운 공간을 자신의 놀이터 삼아 명랑하게 지내고 있었다. “이렇게 시작된 인연, 나와 오래오래 재미지게 신나게 살자”라! 고 밤이를 향해 씩씩하고 다정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을 보니 벌써 밤이가 그녀를 닮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체크 패턴 재킷과 개 캐릭터가 수놓인 맨투맨 티셔츠, 팬츠는 모두 비욘드 클로젯 제품.

체크 패턴 재킷과 개 캐릭터가 수놓인 맨투맨 티셔츠, 팬츠는 모두 비욘드 클로젯 제품.

고태용(디자이너) + 체크(2살)

디자이너 고태용은 자신의 브랜드인 비욘드 클로젯의 사무실이 위치한 가로수길 애견숍에서 체크를 만났다. 너무 예뻐서 키우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지만 강아지를 키우는 것은 충동적으로 해선 안 되는 일이라 고민했다고. 며칠을 고민하다가 결심을 했고 가족이 되었는데 놀라운 것은 체크가 그에게 오자마자 애견숍이 사라진 것. 이때 우리는 가족이 될 필연적인 운명이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비교적 지능이 높다는 푸들이라 그런지 눈치가 빠르고 매우 똑똑하며 다양한 명령어를 잘 알아듣는다고 자식 자랑하듯 이야기를 하는 그와 사랑을 듬뿍 받으며 자란 명랑한 체크는 매우 잘 어울렸다. 올해는 그의 세컨드 브랜드가 론칭했고, 그 뮤즈가 된 것이 또 체크다. “올해에도 성질 나쁜 주인 만나서 기분 맞춰주느라 수고했다. 넌 나의 뮤즈야. 무한한 영감을 주어 고맙고 내년에도 신나는 한 해 보내자”.

스티브 J의 수트와 모자는 모두 본인 소장품, 요니의 미니 드레스는 스티브J & 요니P, 골드 뱅글은 데레쿠니 제품.

스티브 J의 수트와 모자는 모두 본인 소장품, 요니의 미니 드레스는 스티브J & 요니P, 골드 뱅글은 데레쿠니 제품.

스티브 J & 요니 P(디자이너) + 타쉬(8개월)와 래쉬(8개월)

스티브를 상징하는 수염과 짙은 마스카라가 눈에 띄는 요니의 눈썹에서 이름을 따온 타쉬와 래쉬는 이 커플의 절친인 수 이효리에게서 분양받은 고양이들이다. 몸을 다쳐 길에 있던 코리안 쇼트 헤어 고양이를 그녀가 구조하여 보살폈고, 원래 키우고 있던 페르시안 고양이와 짝짓기를 하여 탄생한 아이들이 바로 이 남매. 이태원의 스티브 J & 요니 P의 사무실에서 지내고 있는 이 앙증맞은 새끼 고양이들은 전 직원들의 사랑을 독차지하며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스튜디오에 도착하자 수컷 타인쉬는 이곳이 원래 자신의 집이었다는 양 활개를 치고 신나게 뛰어놀았고 암컷인 래쉬는 여자 아니랄까봐 몸을 웅크린 채 케이지에서 나오지 않은 채 얼굴만 빼꼼 내밀고는 놀고 있는 타쉬를 바라보았다. 아무리 말썽 피워도 좋으니 건강하게만 자라달라고 이야기하는 유쾌한 듀오의 바람은 자식을 대하는 부모의 마음과 다지르 않았다.

미니스커트로 연출한 화려한 꽃 프린트의 톱은 쟈뎅 드 슈에뜨, 벨트는 랑방, 화이트 팬츠는 브리오니, 붉은 색감이 인상적인 울 소재 모자는 예츠 제품.

미니스커트로 연출한 화려한 꽃 프린트의 톱은 쟈뎅 드 슈에뜨, 벨트는 랑방, 화이트 팬츠는 브리오니, 붉은 색감이 인상적인 울 소재 모자는 예츠 제품.

윤홍미(슈즈 디자이너) + 밀크(4살)

4년 전, 친구들이 생일 선물로 건네준 밀크는 지금보다도 더 작고 연약한 강아지였다. 마르티스 특유의 소심하고 얌전한 성격을 가진 밀크는 촬영 내내 주인의 무릎에서 떠나지 않았다. 처음 밀크가 집에 왔을 때는 개는 밖에서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는 부모님 때문에 고생을 했는데 때문에 더 성격이 소심해진 건 아닌가 싶고 그래서 늘 마음 한구석에 미안한 마음이 있다고. 하지만 요즘은 너무 끔찍이 여기는 덕에 오히려 자신이 소외감을 느낄 때도 있다며 자랑하듯 이야기했다. “오래오래, 한 30년 같이 살고 싶다”는 언니의 이야기를 들었는지 밀크의 앳된 얼굴에 미소가 번지는 듯했다.

화이트 셔츠는 퍼블리카, 턱시도 수트와 팬츠는 구찌 제품.

화이트 셔츠는 퍼블리카, 턱시도 수트와 팬츠는 구찌 제품.

이건호(사진가) + 산이(3살)

동네 뒷산을 산책하던 스타일리스트 서영희가 버림받은 고양이를 구조, 사진가 이건호에게 연결 한것이 이들의 만남이다. 그리하여 이름은 산이. 그는 고양이가 활동하기 편하도록 스튜디오를 안식처로 결정했고 그 후로 산이는 스튜디오의 마스코트가 되었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는 덕에 사람에 익숙해진 산이는 사람들을 잘 따르며 그의 사랑을 받고 싶어 장난감을 흔드는 사람들에게 무심한 듯 시크한 표정으로 놀아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고상한 걸음으로 스튜디오를 활보하는 자유로운 고양이 산이는 페르시안종 특유의 드라마틱하고 늠름한 모습으로 주인 포스에 버금가는 강렬한 신을 만들어냈다.

왼쪽부터 | 신윤영이 입은 점프수트는 YSL,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최유경이 입은 테일러드 점프 수트는 쟈뎅 드 슈에뜨, 스트랩 장식의 슈즈는 루이 비통, 거대한 목걸이는 톰 빈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배정현이 입은 랩 스타일의 롱 드레스는 쟈뎅 드 슈에뜨, 비즈 장식 목걸이는 슈룩 라이엠 by 10 꼬르소 꼬모, 슈즈는 질 샌더 제품. 강아지 왼쪽부터 | 뭉치, 외계인, 똘똘이와 행복이.

왼쪽부터 | 신윤영이 입은 점프수트는 YSL, 슈즈는 살바토레 페라가모 제품. 최유경이 입은 테일러드 점프 수트는 쟈뎅 드 슈에뜨, 스트랩 장식의 슈즈는 루이 비통, 거대한 목걸이는 톰 빈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배정현이 입은 랩 스타일의 롱 드레스는 쟈뎅 드 슈에뜨, 비즈 장식 목걸이는 슈룩 라이엠 by 10 꼬르소 꼬모, 슈즈는 질 샌더 제품. 강아지 왼쪽부터 | 뭉치, 외계인, 똘똘이와 행복이.

신윤영,최유경(에디터), 배정현(컬쳐미디에이터) + 뭉치(5살), 외계인(8살), 똘똘이(10살)와 행복이(5살)

이 팀은 엄마, 아빠, 그리고 아들 딸로 이루어진 가족이 주인공이다. 최유경의 똘똘이와 배정현의 외계인이 부부가 되었고, 그 사이에서 탄생한 아이들이 바로 행복이와 뭉치. 행복이는 아빠인 똘똘이와 함께 살고 뭉치는 신윤영이 분양받아 키우게 되었다. 든든한 아빠 곁에서 명랑하게 꼬리를 살랑거리던 행복이와 사람 수준으로 말을 알아듣는, 이름대로 똑똑한 똘똘이는 애완견이라기보다는 집주인에 가깝다고. 가장 작은 체구와 얌전한 몸짓이 사랑스러웠던 외계인은 잘생긴 얼굴과는 정반대의 이름이 신기했는데 외계어처럼 알 수 없는 소리를 내서 붙인 이름이라고 배정현이 설명한다. 넷 중 가장 의젓하고 조용했던 뭉치는 집에서 막내아들 수준으로 극진한 대접을 받는 덕에 밥을 먹을 때도 도도함을 잃지 않는 차도개라며 누나 격인 신윤영이 말한다.오랜만에 상봉한 이4 마리 가족은 언제 우리가 헤어졌었냐는 듯 몰려 다니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고 그런 반가운 찰나를 담을 수 있어서 행복했던 촬영이었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김한슬
포토그래퍼
윤명섭
스탭
헤어 / 김선희(고원), 메이크업 / 박혜령, 세트 스타일리스트|밤비니(양효진, 정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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