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행 급행 열차를 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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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매를 서두르지 않아도 좋다. 문을 열고 들어가 맛보는 순간, 태국과 일본으로 향하는 고속 열차의 티켓을 거머쥔 것이나 다름없으니까.

타이 익스프레스

맛을 통해 이미 여덟 개 나라를 태국으로 실어다 나른 ‘타이 익스프레스’가 신촌에 1호점을 열었다. 흰 국물인데도 역시나 매콤한 ‘톰얌쿵’부터 커리와 코코넛 밀크로 고소하게 맛을 낸 국물에 면과 해산물을 곁들인 ‘락사’까지 총 100여 개에 달하는 태국의 맛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여기에 태국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군것질거리인 새우살 토스트 ‘카놈 팡 나쿵’이나 쫄깃한 젤리와 붉은 첸돌 열매를 넣어 달콤하게 즐기는 디저트 ‘타이 첸돌’까지 맛보면, 태국의 활기찬 거리를 걷는 기분이 절로 느껴질 것이다. 특유의 강한 향을 줄여 누구나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을 만큼 깔끔한 맛을 내는 요리가 대부분이지만, 만약 타국의 정취에 더 깊이 빠져들고 싶다면 바질을 넣어 함께 볶은 두부 요리인 ‘타우 후 팟 크라파오’처럼 알싸한 향신료가 깊게 배어나는 메뉴를 선택해도 좋다. 이화여대 후문 맞은편 101 빌딩 1층.

하카타 타츠미

‛하카타 타츠미’의 스키야키와 샤브샤브가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순간을 기다려 국물만 후루룩 맛보았다면, 첫 입엔 낯설지도 모르겠다. 이촌동에서 창작 스시를 선보이는 ‘타츠미 즈시’가 그러하듯, 그 2호점인 이곳 역시 일본 후쿠오카에서 오랜 시간 인정받은 맛을 고집스럽게 지키는 탓에 국물보다 재료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재료들을 각각 고소한 유정란 또는 폰즈 소스와 깨 소스에 찍어 먹으면, 좋은 재료가 지닌 담백하고도 진한 풍미만으로도 입안이 따뜻하게 데워지는 기분이다. 주문과 함께 복어를 잡는 탓에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시간이 필요한 복어요리 코스 역시 사시미, 튀김, 초밥에 이르기까지 정갈한 맛을 낸다. 여기에 향긋한 사케나 보리 소주까지 곁들인다면 11월의 밤이 금세 뜨끈해질 것이다. 청담동 루이 비통 매장 뒤. 아라리오 갤러리 1층.

에디터
피처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엄삼철, 김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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