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F/W 아이 메이크업을 바라보는 양극의 시선.

EYES MAX. : 담대하고 장엄하게

이번 시즌만큼 스모키 메이크업 성적이 형편없던 적이 또 있었을까? 이제는 너무나 익숙해진 탓인지, 아티스트들조차도 스모키 메이크업에 대한 흥미를 잃고 만 듯하다. 그래서일까? 간간이 몇몇 쇼에서만 볼 수 있었던 스모키 메이크업은 부진한 성적을 만회하려는 듯, 그 어느 때보다도 훨씬 강렬하고 무거워 보였다. 작년 전 세계 여자들을 매혹시켜버린 블랙 스완의 영향은 여전했다. 화려함과 강렬함으로 무장한 블랙 스완식 메이크업은 로베르토 카발리와 디스퀘어드에서 만날 수 있다. “눈 안쪽은 블랙 아이라이너로 메우고, 바깥쪽은 블랙 섀도를 바른 후 잘 펴줘요. 마스카라는 반복해서 발라주고요. 매우 드라마틱하고, 섹시하며, 자신감 넘치죠. 강한 여자를 위한 메이크업이랄까요.” 로베르토 카발리를 맡은 팻맥그라스의 모델들이 자신감 넘치는 여전사들이라면, 발 갈란드가 맡은 디스퀘어드의 모델들은 보다 퇴폐적인 면모를 드러낸다. “극도로 호화로운 피부 표현, 벨벳 텍스처가 어우러진 레드, 체리, 초콜릿의 매치는 치명적이고 파격적이죠.” 호사스럽기 그지없는 뉴 스모키 메이크업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벨벳 텍스처의 크림 섀도, 반복해서 발라도 뭉치지 않는 똑똑한 마스카라, 그리고 그 어떤 시도에도 얼굴을 내어줄 수 있는 담대함!

EYES MIN. : 그래픽적인 아이라인

지난 몇 시즌에 걸쳐, 아이라인의 변화를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소위 캣츠 아이가 대대적으로 유행하면서 눈 밖으로 길게 빼며 그리는 아이라인이 대세를 이루다가, 볼드한 메이크업과 어우러지는 두껍고 견고한 아이라인으로, 뒤이어 아방가르드 한 구조물을 연상시키는 인위적인 아이라인까지, 아이라인과 눈두덩은 아티스트들의 실력을 뽐내는 장이 되어왔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모든 기술의 끝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면서도 폭풍 같은 카리스마를 지니는 법. 이번 시즌 가느다란 선 한 줄로 모든 것을 말해주는 미니멀한 아이 메이크업을 보니 그런 생각이 든다. 코스튬 내셔널 쇼를 맡은 메이크업 아티스트 샐리 브랑카의 생각도 비슷했던 듯. “마치 그래픽을 그리듯, 매우 섬세하고 미니멀한 작업이었어요. 깨끗하고 모던한 동시에 강하고 엄격하죠.” 눈 가장 자리를 메우는 한편 앞쪽으로는 가녀린 선을 그려넣은 루이 비통의 아이라인은 마치 한 폭의 수묵화를 연상시켰고, 모즈룩에서 영감을 받은 안나 수이의 아이 메이크업은 마치 무지개 곡선을 떠올리게 했다. 도나 카란의 특별 주문 아래 완성됐다는 DKNY의 아이라인은 시즌 메이크업 중 가장 모던하면서도 힘이 넘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