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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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팬츠를 매일 입는다. 짧게도 길게도, 무겁게도 가볍게도 입는다. 이미 많은 팬츠를 입고 있겠지만 다음의 것들만 옷장에서 꺼내 추려라. 트렌디한 당신이 앞으로 6개월간 즐겨 입을 팬츠는 다음의 5가지다.

위 왼쪽부터ㅣ지퍼 장식 팬츠는 에스까다 제품. 50만원대. 핀턱 장식 팬츠는 에스까다 제품. 60만원대. 지퍼 장식 팬츠는 스텔라 매카트니 제품. 99만원. 아래 | 데님 팬츠는 셀린 제품. 91만원.

위 왼쪽부터ㅣ지퍼 장식 팬츠는 에스까다 제품. 50만원대. 핀턱 장식 팬츠는 에스까다 제품. 60만원대. 지퍼 장식 팬츠는 스텔라 매카트니 제품. 99만원.
아래 | 데님 팬츠는 셀린 제품. 91만원.

조퍼스

조퍼스와 배기팬츠는 혼동할 만큼 서로 닮았지만 조퍼스 팬츠는 승마복에서 연유한 것으로 승마를 위한 기능적인 요소가 디자인으로 발전한 경우다. 롱부츠를 신을 때 편리하도록 무릎 아래부터는 딱 달라붙으며 골반에는 넉넉한 주머니가 자리한다.

상의
팬츠의 골반 부분이 옆으로 볼록하게 튀어나오므로 루이 비통의 룩처럼 상의를 팬츠 안으로 넣어 입는다. 그래야 팬츠가 가진 곡선의 실루엣이 잘 살아난다. 때문에 얇은 소재의 상의를 고르는 것이 좋다.

벨트
팬츠 자체의 모양이 드라마틱하므로 다른 요소를 더할 필요가 없다. 굳이 액세서리를 고른다면 벨트를 한다. 실루엣이 더욱 극적으로 표현될 것이다.

슈즈
무릎부터 좁아지는 팬츠의 특성상 종아리가 길지 않으면 다리가 짧아 보일 수 있다. 복사뼈를 드러내거나 발목 라인이 살짝 보이도록 해야 멋지다. 또는 스트랩 샌들로 맨 살을 드러낸다. 실루엣이 독특한 팬츠인 만큼 다른 요소들은 단정한 아이템으로 매치하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위 왼쪽부터ㅣ밀리터리 무드의 팬츠는 KTZ 바이 톰그레이하운드 제품. 43만원. 가랑이 라인이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팬츠는 릭 오웬스 제품. 80만원대.아래 | 밑단의 폭이 넓어 착용감이 편한 팬츠는 꼼데가르송 제품. 78만원.

위 왼쪽부터ㅣ밀리터리 무드의 팬츠는 KTZ 바이 톰그레이하운드 제품. 43만원. 가랑이 라인이 종아리까지 내려오는 팬츠는 릭 오웬스 제품. 80만원대.
아래 | 밑단의 폭이 넓어 착용감이 편한 팬츠는 꼼데가르송 제품. 78만원.

배기

자루처럼 넉넉하고 폭이 넓어 이름 붙여진 배기팬츠는 노동을 주로 하는 남성용 바지에서 유래했다. 80년대 무드와 함께 지난 3~4년간 팬츠 트렌드의 정점에 서 있던 스키니 팬츠를 물리치고(?) 숨통을 트이게 한 것이 바로 배기팬츠다. 여기에 록적이고 남성적인 무드, 스트리트 문화와 결합하면서 점점 더 힙 라인이 내려오고 펑퍼짐한 형태로 변하였다.

아우터
독특한 실루엣 때문에 어른들에게 ‘똥싼바지’라는 애칭(?)으로 불릴 정도로 배기팬츠는 무난한 스타일은 아니다. 그러니 테일러드 재킷, 셔츠, 니트 톱 같은 비교적 무난하고 깔끔한 아우터를 매치해야 세련되어 보인다.

이너
큼직한 아우터로 보이시하게 연출했다면 안쪽은 자신의 사이즈에 맞는 것을 입는 것이 옳다. 벙벙해 보이는 팬츠에 이너까지 크면 전체적으로 두루뭉술해 보이고 답답해 보일 수 있으니까. 팬츠 라인에만 힘을 쏟자.

슈즈
느슨해 보이는 느낌의 배기팬츠에서 여성스러움을 찾기란 쉽지 않은 일. 시폰 소재나 리본 등의 여성스러운 아이템은 룩을 더욱 난해하게 만들 뿐이다. 그러니 힐보다는 남성적인 옥스퍼드 슈즈나 투박한 느낌의 부츠가 훨씬 어울린다.

위 왼쪽부터ㅣ단정한 팬츠는 버버리 프로 섬 제품. 1백만원대. 신축성이 돋보이는 팬츠는 스텔라 매카트니 제품. 1백3만원.아래 | 부드러운 감촉의 울 팬츠는 버버리 프로섬 제품. 가격 미정.

위 왼쪽부터ㅣ단정한 팬츠는 버버리 프로 섬 제품. 1백만원대. 신축성이 돋보이는 팬츠는 스텔라 매카트니 제품. 1백3만원.
아래 | 부드러운 감촉의 울 팬츠는 버버리 프로섬 제품. 가격 미정.

시가렛

스키니 팬츠의 원조라 볼 수 있는 시가렛 팬츠는 담배처럼 가느다란 모습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말 그대로 최대한 얇고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내며, 특히 이번 시즌에는 가죽이나 네오프렌, 스판덱스 등 기능성 소재로 만든 팬츠가 많이 등장했다. 덕분에 신축성이 뛰어나 착용감이 좋다.

재킷
시가렛 팬츠를 입는 이유는 늘씬하고 길어 보이기 위해서다. 따라서 재킷의 매치가 매우 중요하다. 전체적인 프로포션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 최고의 선택은 크롭트 재킷이다. 최대한 짧은 것이 최고의 효과를 낸다.

벨트
엉덩이 아래로 내려오는 아우터를 선택했다면 이때 요긴한 것이 바로 벨트다. 시선을 분산시킬 수도, 프로포션의 착시 효과를 누릴 수도 있기 때문. 이때 벨트는 굵기가 아주 얇은 것으로 고른다. 굵은 것은 투박해 보인다.

슈즈
밑단이 좁기 때문에 앞코가 투박한 것보다는 날렵한 것이 어울린다. 한 단계 나아가 팬츠의 길이가 슈즈를 다 가릴 정도로 길게 입는다. 길어 보이는 착시 효과가 더욱 배가될 것이다. 질 샌더는 아예 팬츠를 고리 형태로 만들어 슈즈를 감쌌고, 버버리 프로섬은 슈즈 전체를 가렸다.

위 왼쪽부터ㅣ핀턱 장식이 더욱 풍성한 볼륨을 만드는 팬츠는 랄프 로렌 제품. 가격 미정. 붉은 색감이 돋보이는 팬츠는 구찌 제품. 가격 미정.아래 | 주름 장식의 팬츠는 H&M 제품. 가격 미정.

위 왼쪽부터ㅣ핀턱 장식이 더욱 풍성한 볼륨을 만드는 팬츠는 랄프 로렌 제품. 가격 미정. 붉은 색감이 돋보이는 팬츠는 구찌 제품. 가격 미정.
아래 | 주름 장식의 팬츠는 H&M 제품. 가격 미정.

팔라초

1970년대를 대표하는 아이템인 팔라초 팬츠는 밑단이 리드미컬하게 펄럭여 당당하고 활기찬 느낌을 준다. 넉넉한 폭 덕분에 체형에 관한 포용력이 높아 디자이너들에게 꾸준히 사랑받으며 다양한 스타일로 선보이고 있다. 70년대를 회고한 구찌를 필두로 클로에, 디스퀘어드2, 미소니, 이브 생 로랑 등이 저마다의 개성이 담긴 ‘통큰 바지’를 제안했다.

상의
하의가 다리 굵기의 두 배 이상으로 통이 넓으므로 상체는 오히려 슬림하게 보여주는 것이 현명하다. 아우터를 더하더라도 이너는 상체 실루엣이 드러나도록 입는 것이 정답. 실크나 니트, 저지 소재같은 것들 말이다.

벨트
팔라초 팬츠도 벨트의 수혜를 받는다. 허리 아래부터 넓고 굵직하게 떨어지므로 얇은 벨트를 선택한다. 허리 라인을 잡아주어 룩을 깔끔하게 정리해줄 것이다. 보기 좋은 프로포션을 덤으로 따라온다.

슈즈
슈즈가 드러나거나 돋보이게 하는 팬츠는 아니다. 온전히 팬츠에 포인트를 주고 묵묵히 조력자가 되는 것이 슈즈의 역할. 밑단 헴라인이 넓고 요란하게 움직이므로 높은 굽의 스틸레토로 날렵한 선을 만들어주는 것이 탁월한 선택이다.

촘촘한 주름 장식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애시매트리 점프수트는 엘리 타하리 제품. 가격 미정.

촘촘한 주름 장식이 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는 애시매트리 점프수트는 엘리 타하리 제품. 가격 미정.

점프수트

몇 시즌째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점프수트는 사실 소화하기 쉬운 아이템은 아니다. 입고 벗기 불편할 뿐 아니라 허리와 다리 부분이 이어져 있기 때문에 프로포션이나 다리 비율의 완급 조절이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어디 있나. 볼륨을 조절하거나 완벽한 테일러링을 통해 그 아쉬움을 해결한 점프수트들이 있다.

네크라인
허리 실루엣이나 다리 길이를 조절할 수 없는 경우 네크라인을 조절하는 것이 차선의 방법이다. 쇄골에서 가슴골까지 최대한 드러낼 것. 하체가 길어 보인다.

실루엣
볼륨감에 따라 전혀 다른 스타일로 완성되는 것이 점프수트의 특징. 발맹처럼 몸에 착 감기는 타이트한 스타일은 스키니 팬츠 못지않은 날렵함을, 점프수트의 기원인 공업용 작업복과 닮은 샤넬의 점프수트는 와이드 팬츠처럼 넉넉하게 입을 수 있어 캐주얼한 분위기를 낸다.

테일러링
테일러드 점프수트도 주목할 만 하다. 공들여 재단한 옷은 어떤 방식으로든 그 고급스러움이 전해진다는 것을 보여주니까. 정교한 테일러링이 돋보인 이브 생 로랑이나 단추와 핀턱 장식으로 매니시한 수트 느낌을 물씬 낸 돌체&가바나의 것처럼 말이다

에디터
패션 에디터 / 김한슬
포토그래퍼
EOM SAM CHEOL, Photo / KIM WESTON ARNO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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