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크는 특별한 날을 위한 것이라고 고지식하게 믿고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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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이 없으면 케이크를 먹으면 되지 않느냐’라는 말이 이해될 만큼 케이크가 흔해진 지금. 여전히 케이크는 특별한 날, 단 한 사람만을 위한 것이라고 고지식하게 믿고 있다면, 들러야 할 곳.

슈거 크래프트 수제 케이크를 만드는 공방이자 카페인 레미니스 케익. 이곳에 원하는 모양의 케이크를 주문하고 나면, 3~4일 정도 기다리는 인내가 필요하다. 그나마 하루에 두 개 이상의 케이크를 만드는 것은 쉽지 않아, 적어도 2주 전에 예약해야만 원하는 날짜에 케이크를 손에 받아들 수 있다. 그런데도 막상 D-DAY가 되면 고맙기만 하다. 슈거 파우더, 물엿, 젤라틴 등을 섞어 만든 반죽으로 마치 도자기 빚듯 섬세하게 만들어진 모양새를 보고 있노라면, 얼마나 정성을 쏟았는지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어서다. 게다가 화려한 장식 아래 숨어 있는 빵은 ‘겉만 예쁘지 맛이 있겠어’라는 편견을 쑥스럽게 만든다. 슈거 크래프트 장식을 지탱하기 위해 브라우니 또는 파운드 케이크처럼 묵직한 빵을 선택하는데도, 달콤하고 촉촉한 맛이 고스란히 살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직접 맛을 보지 않고는 못 믿겠다면 이곳의 공방과 연결되어 있는 카페에 들어와도 좋다. 직접 만드는 다양한 마카롱부터, 두 손가락 크기의 꼬마 치즈 케이크, 그리고 감자를 삶아 곱게 체에 내린 후 무스처럼 만들어낸 감자 케이크까지 맛의 기본을 충실히 지키고 있다는 사실을 혀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시간, 비용, 마음을 한껏 들인 이 케이크에 내 손이 직접 닿지 않은 것이 아쉽다면, 케이크 데커레이션 또는 홈베이킹을 배울 수 있는 클래스에 등록하는 것도 방법이다. 수업 시간을 비롯한 자세한 안내는 홈페이지(www.reminiscake.com)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안국역 3번 출구로 나와 현대 사옥 골목으로 좌회전 후 300미터 직진.

에디터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엄삼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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