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사람들아 붙어 여기. 괴로운 사람들도 여기 여기. 밤새도록.

가로수길의 ‘카페 그란데’는 열 명이 겨우 앉을 수 있을 정도로 작았다. 그래도 그란데라는 이름이 썩 어울렸다. 새파랗거나 샛노란 벽과 천장에 둘러싸여 큼직한 접시와 잔에 아낌없이 담겨 나오는 것들을 먹고 마시노라면, 푸른 지중해 위에 떠 있는 것마냥 마음이 넉넉해서였다. 카페 그란데의 시즌 2라 할 수 있는 ‘살롱 그란데’는 이름처럼 커졌다. 하지만 크기만 다른 것은 아니다. 카페 그란데가 한낮의 지중해 같다면, 살롱 그란데는 해가 진 저녁을 떠올리게 한다. 안과 바깥 테라스의 경계가 없이 탁 트인 공간에 들어오는 밤공기가 한 번, 메뉴판이 두 번 술을 부른다. 고소하게 튀겨낸 칩 위에 콩, 매운 고추, 양파와 함께 올라 있는 소고기 볶음, 겉은 바삭하게 안은 촉촉하게 그릴에 구운 닭 요리, 대파의 흰 부분을 겉이 새까매질 정도로 구운 후 보드라운 속만 쏙 빼먹는 칼솟 구이를 맛본 이상 술에 손을 대지 않는 건 비인간적이다. 심지어 요거트 베이스에 오이와 마늘을 넣어 만든 소스나, 대파로 만든 퓌레처럼 디핑 소스만 찍어 먹어도 밤새 술이 달달할 지경이다. 그렇게 먹고 마시다가 문득 내일 걱정에 여기서 멈춰야 하나 고민된다면, 기둥에 써 있는 문구를 한 번 쳐다보고 다시 술잔을 잡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