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발표된 팝 명반들의 저작인접권이 하나 둘씩 만료되고 있다. 비틀스와 롤링 스톤즈의 레코딩이 FA시장에 풀리게 되는 건 과연 반가운 일일까?

이미 고인이 된 엘비스 프레슬리는 전성기 때보다도 오히려 최근 몇 년 새 더욱 바빠진 듯 보인다. 지난 5개월 동안 국내에 수입, 혹은 라이선스 발매된 음반이 무려 대여섯 장에 이를 정도니까. 이쯤 되면 로큰롤의 제왕 눈엔 미니 앨범과 정규 앨범, 스페셜 앨범으로 쳇바퀴를 도는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스케줄마저 헐렁하게 보일지 모르겠다. 무덤 속의 프레슬리를 일으켜 뛰게 한 건 저작권법이다. 이쯤에서 양해를 구하고 잠시 딱딱한 이야기를. 저작권은 크게 작사, 작곡가의 권리인 저작재산권, 그리고 음반제작자와 실연자의 권리인 저작인접권으로 구분된다. 유효기간은 전자의 경우 권리권자 사망 후 50년, 후자의 경우 음반 발표 이듬해부터 50년까지다. 즉 엘비스 프레슬리의 제대 후 복귀작이었던 <Elvis is Back>(1960년 발매)의 저작인접권이 바로 올해 만료 된다는 거다. 이렇게 되면 누구든 (기존에 권리를 갖고 있던) 소니의 허가를 득하지 않은 채 프레슬리의 음원으로 앨범을 제작하는 게 가능해진다.

우리가 꾸준히 되새김질을 하는 추억의 팝송과 시대의 걸작들은 대부분 1960년대 이후의 레코딩이다. 밥 딜런의 <The Freewheelin’ Bob Dylan>, 비틀스의 <With the Beatles>와 <A Hard Day’s Night>, 롤링 스톤즈의 <The Rolling Stones> 앨범은 모두 1963~4년 사이에 쏟아져 나왔다. 시곗바늘 똑딱거리는 소리에 해당 음반사들의 신경이 슬슬 날카로워질 때가 된 것이다. “저작인접권 기한을 늘리려고 업자들이 그간 엄청난 로비를 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두 실패로 돌아갔지요.” 소니뮤직 김영혁 본부장의 이야기다. “권리가 다해가는 음원을 활용해 음반사가 저렴한 가격의 박스셋이나 컴필레이션을 발매하는 일은 이제 흔해졌습니다. 아직 유효기간에 한참 여유가 있는 음원을 함께 섞어 군소업체들의 제작물과는 차별화를 두기도 하고요.” 마리아 칼라스, 글렌 굴드 등 1940~50년대에 활동한 연주자들의 레코딩이 여전히 베스트셀러를 기록하는 클래식 음반업계는 이미 해일을 경험한 바 있다. 팝 시장은 그보다 방문객이 많은 해변이다. 큰 물결이 지나고 나면 그 지형은 어떻게 바뀌게 될까? 비틀스의 데뷔 앨범 저작인접권이 다하는 2014년에 좀 더 선명한 예측이 가능해질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