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여름에도 비키니는 고이 모셔두어야겠다. 셰프 레이먼 킴이 푸짐하게 차려내는 북미식 요리를 맛볼 수 있는 식당, ‘씨리얼 고메’ 탓이다.

다이어트가 실패로 끝날 때마다, 자신의 나약한 의지를 자책할 필요는 없다. 다이어트만 하겠다고 하면 치킨에 맥주를 사겠다며 유혹하는 친구, 밤마다 음식을 360도로 돌려가면서 보여주는 텔레비전 프로그램처럼 방해꾼이 사방에 진치고 있으니 말이다. 곧 다가올 여름을 앞두고 다시 시작한 이번 다이어트 역시, 가로수 길에 새로 문을 연 식당 ‘씨리얼 고메’ 때문에 벌써 실패할 기미가 보인다. 이름처럼 맛이 끝나지 않는 곳이라서다.

이곳에선 캐나다에서 자라고 공부한 셰프들이 북미식 음식을 선보이는데, 북미식 음식의 특징이 무엇이냐고 했더니 단번에 “푸짐한 양이요!”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아닌 게 아니라, 루이지애나식 소시지와 블루베리 팬케이크 또는 미니 스테이크 중 하나를 고르면 그라놀라, 샐러드, 감자, 달걀, 수프 또는 파스타까지 따라 나오는 거대한 브런치 식탁이 차려진다. 한 명은 세트를 시키고 나머지 세 사람은 단품을 시켜도, 세트에만 나오는 그라놀라가 4명 모두에게 서빙될 만큼 인심 또한 후하다.

자극적이지 않은 맛 또한 포크를 내려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이유다. 펜네 파스타에 곁들여 먹는 매콤한 소시지나 입안에 넣으면 거칠게 씹히는 그라놀라는 물론, 케첩 대신 사용하는 토마토 잼이나, 스테이크에 곁들이면 향긋하고 깔끔한 아르헨티나 허브 소스인 치미추리까지 모두 이곳 주방에서 직접 만든다고 하니 이해가 될 만하다. 그러니 어쩌겠는가, 이번에도 한 번만 참지 말고 먹어야지. 어차피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하라고 있는 거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