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서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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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에 받은 성과급으론 앞 범퍼 하나 살 형편이 못 된다는 거 다 압니다. 그래도 2011년은 아직 열 달이나 남았고, 그 사이 로또에 당첨될지도 모르니, 당신의 마이카 목록에 올리기에 뿌듯한 2011년 신차들을 쭉 세워봤습니다.

1 푸조 207 GT 엘르 패키지 거대하진 않아도 탄탄한 사이즈와 발랄한 디자인. 그냥 207 GT이기만 했을 때도 여자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이번엔 이름부터 대놓고 여자를 유혹하는 엘르 패키지가 출시됐다. 주차하다 지나가는 아저씨에게 욕먹지 말라고 3D 내비게이션, 후방 카메라, 블랙박스를 장착했고, 냄새나 촉감에 예민한 여자들을 위해 천연 가죽 시트도 포함됐다고.

2 스마트 포투 평소엔 바른 말 고운 말만 쓰다가도 운전대만 잡으면 입이 거칠어지는 사람이 되지 않기란, 한국 도로 사정에서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런 도로에 갇혀 있다가 요리조리 이 도시의 막힌 길을 뚫고 다니는 스마트 포투의 유쾌한 바퀴를 보고 있노라면, 럭셔리 세단 따위 길에 버리고 훔쳐 달아나고 싶은 마음이다. 유로 NCAP 충돌 테스트에서 별 4개를 받았다니, 작은 차만 보면 떠오르는 안전에 대한 걱정 또한 잠시 내려놓아도 좋겠다.

3 기아자동차 신형 모닝 ‘뉴’란 말은 이럴 때 쓰라고 있는 거다. 2004년 초 출시된 1세대 모닝에서 이름만 빼고 완전히 바뀐 새로운 모닝은, 경차라기에는 앞에서 봐도 뒤에서 봐도 튼튼하고 저돌적인 데다 겉모습에 부끄럽지 않은 동급 최고 동력, 연비 또한 지녔다. 그 옛날의‘ 티코 시리즈’가 무색해질 만큼의 진화다.

4 폭스바겐 골프 1.4 TSI 지난 1월 출시돼 돌풍을 일으킨 1.6 TDI 블루모션에 이어 국내에서 4번째로 선보이는 골프 시리즈. 전 세계 최고의 엔진을 가리는 ‘올해의 엔진상’에서 2009년과 2010년 연속 대상을 수상한 1.4 TSI 엔진이 가져다주는 다이내믹한 주행 능력이 매력적이다. 콤팩트한 디자인도 포기할 수 없고, 핸들을 움직이면 바퀴가 힘차게 따라오는 핸들 맛도 놓칠 수 없는 여성들에게 추천.

5 BMW MINI 컨트리맨 미니가 귀여운 건 알겠는데 내 몸이 ‘미니’하지 않아 망설여왔다면, 해치백, 컨버터블, 클럽맨에 이어지는 MINI 4번째 모델 컨트리맨이 제격. 바퀴와 범퍼 사이의 짧은 거리, 높은 윈도라인 등 미니만의 독특한 비율과 디자인을 유지하면서도 외관 사이즈를 확 늘려 머리, 어깨, 다리를 편안히 넣을 수 있게끔 변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미니 최초의 4륜 구동 모델이니, 이제 강남 한복판뿐만 아니라 투박한 시골길에서도 미니를 만나는 날이 멀지 않았다.

6 쉐보레 올란도 GM대우가 쉐보레로 브랜드를 교체한 후 올해 한국에 출시되는 모델은 모두 8 종류. 그중 가장 먼저 출격하는 올란도는 일반적인 미니밴에 SUV 스타일을 가미한 역동적인 패밀리 밴이다. 곧 쉐보레 특유의 골드빛 나비넥타이 엠블렘을 달고, 따뜻한 봄을 달릴 수 있을 것이다.

7 쉐보레 아베오 올란도의 뒤를 이어 출시될 쉐보레 아베오는, 무늬만 소형차다.쉐보레 특유의 대형 그릴과, 기존 젠트라보다 길어지고 넓어진 공간,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해치백 스타일까지. 입체적이고 당찬 모습 덕분에 작게 느껴질 새가 없으니 말이다.

8 푸조 508 HDI 왜건이 아닌 세단을 고를 때 푸조만은 제외시켰던 당신이라도, 새로운 508 HDI라면 마음이 바뀔지 모른다. 기존의 407과 607을 업그레이드한 508은 푸조가 자랑하는 활동적인 디자인과 세단만의 우아한 세련미를 적절히 조화시킨 야심찬 모델이기 때문이다. 고급스러움은 원하지만 지루한 디자인엔 영 마음이 끌리지 않는다면, 이제 푸조의 세단에 눈을 돌려보는 게 어떨까.

9 닛산 큐브 이효리가 괜한 짓 했다. 돈 한푼 못 받고, 광고 한번 제대로 해줬으니 말이다. 이효리의 새하얀 닛산 큐브는, 2011년을 통틀어 여성들이 가장 기다리고 있는 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능, 주행 능력, 넓은 실내 공간 등은 나중 얘기다. 일단 기존에 본 적 없는 ‘박스카’라는 참신한 콘셉트, 기계의 범주에 넣을 수 없을 듯한 감성적인 색감만으로, 2011년 하반기를 기다릴 이유는 충분하다.

10 아우디 뉴 A7 스포츠백 벤츠와 BMW는 영 부담스러운 여자들을 한번에 돌려세운 아우디. 올해 아우디는 총 3종류의 신차를 대기시켜놓고 있는데, 가장 눈에 들어오는 건 고급 세단에 스테이션 왜건의 실용성을 첨가한 쿠페 A7
스포츠백이다. 화려한 TT나 여성스러운 A4보다 사이즈가 크고 남성적이긴 하지만, 흔히 말하듯 아저씨 느낌이 나지 않는 고급스러움을 원한다면 역시 아우디를 따라올 자가 없다.

에디터
에디터 / 김슬기
포토그래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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