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보그>의 편집장(이자 디자이너의 뮤즈이기도 하며 전 세계 팬들의 스타일 아이콘, 그리고 진정한 로큰롤러)였던 카린 로이펠드가 지난 10년간 몸담았던 잡지를 떠나고, 그녀의 오른팔이었던 패션 디렉터 엠마뉴엘 알트가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되었다.

파리 <보그>의 편집장(이자 디자이너의 뮤즈이기도 하며 전세계 팬들의 스타일 아이콘, 그리고 진정한 로큰롤러)였던 카린 로이펠드가 지난 10년간 몸담았던 잡지를 떠나고, 그녀의 오른팔이었던 패션 디렉터 엠마뉴엘 알트가 새로운 수장으로 임명되었다. 매퀸의 죽음, 포드의 컴백처럼 패션계의 지축을 뒤흔드는 사건 중 사건이었다. 온갖 루머가 떠돌았다. 모브랜드와의 이중 계약설을 비롯한 광고 관련 재정 문제 등 패션계 직통 ‘카더라’ 통신이 신나게 들끓는 동안 그녀가 그간 증명해오던 ‘미친 존재감’은 말없이 빛났다. “카린은 완벽하게 유니크합니다. 혁신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며, 패션 산업에 대단한 영향을 끼쳐왔어요. 앞으로도 충분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녀의 절친한 친구이자 지방시의 디자이너인 리카르도 티시의 말이다. 하지만 콘데나스트의 내부 관계자는 또 이렇게 말한다. “일각에서는 파리 <보그>가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다는 판단을 하고 있었어요. 특유의 이국적이고, 지나치게 힙한 태도만 고수한다는 것, 그리고 온라인에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지금과 같은 글로벌 시대에 맞지 않다고 판단한 거죠.”

2000년부터 지금까지 파리 <보그> 구독률을 무려 45%나 증가시키고, 구찌 시절 톰 포드와 ‘포르노 시크’의 영광을 만들어냈으며, 안나 윈투어의 자리를 넘볼 만한 유일한 편집장으로 거론되는 인물. 그녀가 WWD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사이의 이야기들을 털어놓았다.

WWD 파리 <보그>를 왜 떠난 건가?
10년이면 떠날 때도 됐다. 멋진 팀을 떠나는 것은 슬프지만, 자랑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나는 파리 <보그>에 고용되기 전부터 지금까지 사무실과 어시스턴트와 휴가 날짜가 정해져 있는 것이 어색한, 자유로운 영혼이었다. 이 편이 더 자연스럽다.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
트랜섹슈얼한 남자 흑인 앙드레 J.를 커버 모델로 쓴 것. 그리고 소피 마르소가 담배를 물고 있는 사진을 커버에 쓴 것. 창간 기념호를 만들 땐 나의 영웅 헬뮤트 뉴튼과 기 보르댕의 사진을 데이비드 심스, 이네즈 앤 피노트, 마리오 소렌티와 같은 사진가들의 작품을 동일하게 실었던 것. 바로 로큰롤 애티튜드로 벌인 일이다.

안나 윈투어의 자리로 간다는 소문도 있던데?
그건 말 그대로 소문이다. 안나는 아주 잘하고 있고, 나는 그 잡지와 맞지 않는다. 또 내가 모 브랜드의 컨설턴트를 해왔다는 소문 역시 루머에 불과하다. 나는 다만 나의 디자이너 친구들이 고민 상담을 요청해올 때마다 도움이 되어줬을 뿐이다. 누군가가 나의 조언을 기꺼이 받는다는 건 행복한 일 아닌가? 괴소문에 시달리는 나에게 안나는“아무것도 듣지 마. 그냥 네가 할 일을 하면 되는 거야”라고 조언했다. 맞는 말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늘 해온 대로 한 계단씩 밟을 예정이다. 그리고 파리 <보그>에서의 모든 걸 제대로 마무리 짓고 나갈 것이다. 나는 지나칠 정도로 완벽주의자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