끼어야 사는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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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갑은 혹한으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지만, 끼거나 벗을 때의 관능적인 손동작으로 인해 여성성을 부각시키는 겨울철 최고의 패션 무기이기도 하다.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이다.

1. 가죽과 퍼가 믹스된 긴 장갑은 프라다 제품. 1백60만원대. 2.  팔목에 보 장식이 있는분홍 장갑은 폴 스미스 제품. 39만원. 3. 손등은 가죽, 손바닥은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장갑은랑방 제품. 75만원. 4. 손목에 펀칭 장식을 넣은 미디 길이 장갑은 랑방 제품. 77만원. 5. 팔꿈치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버튼 업 장식의 긴 장갑은 알라이야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1백58만원. 6. 표면에 둥근 스터드를 장식한 짧은 장갑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가격 미정. 7. 청록색 스웨이드 소재의 장갑은 구찌 제품. 가격 미정. 8. 도톰한 니트 소재의 긴 장갑은마르니 제품. 37만원. 9.  손등과 손가락의 스티치 장식만으로 간결하게 멋낸 긴 가죽 장갑은에르메스 제품. 가격 미정. 10.  손목과 안쪽에 퍼를 넣어 보온성을 강조한 장갑은 에르메스제품. 가격 미정. 11.  손등은 퍼, 손바닥은 가죽으로 이루어진 보라색 장갑은 미우미우 제품.53만원. 12.  화사한 새먼 핑크색 미디 길이 양가죽 장갑은 프라다 제품. 58만원. 13.  손목의 보 장식이 특징인 보라색 장갑은 Imoni by Supernormal 제품. 40만원대. 14. 페이턴트 소재의 스키니한 장갑은 프라다 제품. 58만원. 15. 모노그램 로고를 짜넣은벙어리장갑은 루이 비통 제품. 가격 미정. 16. 하늘색과 회색의 조화가 근사한 장갑은니나리치 제품. 63만원. 17. 무통 암 워머 형태의 독특한 장갑은 릭 오웬스 제품. 1백98만원. 18.  레오퍼드 무늬의 송치 소재 장갑은 돌체&가바나 제품. 69만원. 19.  깔끔한 미디 길이장갑은 돌체&가바나 제품. 49만원. 20. 금빛 손바닥이 프린트된 위트 있는 디자인의긴 니트 장갑은 로샤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21.  손목에 파이핑 장식이 있는 검정 장갑은미우미우 제품. 44만원. 22. 코르사주 장식의 빨강 장갑은 발렌티노 제품. 1백5만원. 23.  손목에 리본 장식이 있는 회색 장갑은 발렌티노 제품. 65만원. 24.  핑크 레이스와퍼 트리밍이 어우러진 로맨틱한 장갑은 니나리치 제품. 63만원. 25. 층층이 퍼 트리밍을 넣은긴 장갑은 릭 오웬스 제품. 2백18만원.

1. 가죽과 퍼가 믹스된 긴 장갑은 프라다 제품. 1백60만원대. 2. 팔목에 보 장식이 있는분홍 장갑은 폴 스미스 제품. 39만원. 3. 손등은 가죽, 손바닥은 스웨이드 소재를 사용한 장갑은랑방 제품. 75만원. 4. 손목에 펀칭 장식을 넣은 미디 길이 장갑은 랑방 제품. 77만원. 5. 팔꿈치로 갈수록 넓게 퍼지는 버튼 업 장식의 긴 장갑은 알라이야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1백58만원. 6. 표면에 둥근 스터드를 장식한 짧은 장갑은 보테가 베네타 제품. 가격 미정. 7. 청록색 스웨이드 소재의 장갑은 구찌 제품. 가격 미정. 8. 도톰한 니트 소재의 긴 장갑은마르니 제품. 37만원. 9. 손등과 손가락의 스티치 장식만으로 간결하게 멋낸 긴 가죽 장갑은에르메스 제품. 가격 미정. 10. 손목과 안쪽에 퍼를 넣어 보온성을 강조한 장갑은 에르메스제품. 가격 미정. 11. 손등은 퍼, 손바닥은 가죽으로 이루어진 보라색 장갑은 미우미우 제품.53만원. 12. 화사한 새먼 핑크색 미디 길이 양가죽 장갑은 프라다 제품. 58만원. 13. 손목의 보 장식이 특징인 보라색 장갑은 Imoni by Supernormal 제품. 40만원대. 14. 페이턴트 소재의 스키니한 장갑은 프라다 제품. 58만원. 15. 모노그램 로고를 짜넣은벙어리장갑은 루이 비통 제품. 가격 미정. 16. 하늘색과 회색의 조화가 근사한 장갑은니나리치 제품. 63만원. 17. 무통 암 워머 형태의 독특한 장갑은 릭 오웬스 제품. 1백98만원. 18. 레오퍼드 무늬의 송치 소재 장갑은 돌체&가바나 제품. 69만원. 19. 깔끔한 미디 길이장갑은 돌체&가바나 제품. 49만원. 20. 금빛 손바닥이 프린트된 위트 있는 디자인의긴 니트 장갑은 로샤스 by 10 꼬르소 꼬모 제품. 21. 손목에 파이핑 장식이 있는 검정 장갑은미우미우 제품. 44만원. 22. 코르사주 장식의 빨강 장갑은 발렌티노 제품. 1백5만원. 23. 손목에 리본 장식이 있는 회색 장갑은 발렌티노 제품. 65만원. 24. 핑크 레이스와퍼 트리밍이 어우러진 로맨틱한 장갑은 니나리치 제품. 63만원. 25. 층층이 퍼 트리밍을 넣은긴 장갑은 릭 오웬스 제품. 2백18만원.

2년 전, 파리에서 하이더 애커만과 인터뷰를 할 때였다. 하이더 애커만의 수려하고 길쭉한 선들로 이루어진 F/W의상을 살펴보다가 우리는 자연스럽게 그의 시그너처로 각광받는-당시에는 과하다는 비판도 일부 있었던-복잡한 스타일링으로 대화의 주제를 발전시켰다. 부츠에, 가죽 레깅스에, 스커트에, 니트에, 베스트에, 코트에, 모자에, 마지막으로 팔꿈치로 올라오는 장갑까지 끼는 수고를 요즘 사람들이 마다할까, 라고 물었을 때그는 이렇게 답했다. “복잡하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과 다른 개념이다. 내 할머니의 시대만 해도, 여성들은 레이스 양말에서부터 모자에 이르기까지 공들여 자신이 성장하는 과정을 일종의 명상처럼 즐겼다. 그리고 그 마무리에는 반드시 장갑이 있었다. 그야말로 아름다운 시대였다”라고. 촬영을 위해 스튜디오에 즐비하게 늘어선 다양한 장갑을 조심스레 만지고 있자니, 하이더 애커만 생각이 났다. 손도 좀 따뜻하게 하고, 게다가 예쁘기까지 하면 좋다는 정도의 마음가짐은, 장갑에 일종의 종교적인 의미까지 부여해가며 여성성을 불어넣으려 애쓴 디자이너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싶었다. 이번 시즌의 다양한 장갑은 스타일링에 이런저런 묘미를 줄 뿐만아니라, 룩의 완성이자 여성으로서의 애티튜드를 극명하게 드러내는 주요한 장치로 부각될 정도다.

장갑이 없으면 룩 자체의 의미가 반감되는 대표적인 컬렉션은 바로 루이 비통이다. 마크 제이콥스는 슬리브리스 풀 스커트 드레스에 팔꿈치까지 올라오는 긴 가죽 장갑을 매치하여 ‘숙녀’의 필수품임을 강조했다. 50년대식 레이디라이크 스타일에 없어서는 안 될 주요 장치인 긴 가죽 장갑은 비슷한 테마의 마크 제이콥스, 드리스반 노튼, 니나리치, 에르메스, 지안프랑코 페레와 도나 카란 컬렉션에서도 등장했다. 슬리브리스 드레스나 짧게 커팅된 소매의 아우터에 함께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테일러드 코트와 재킷, 클린한 셔츠 등 클래식한 아이템에는 손목 길이의 얇은 가죽 소재 장갑이 제격이다. 지방시, 랑방, 돌체&가바나, 프라다 등에서 얇은 가죽이나 송치, 페이턴트 등으로 변주된 클래식한 손목 길이 장갑을 만날 수 있다. 이 밖에 퍼 소재의 유행과 함께 퍼 트리밍으로 포인트를 준 스타일과 아웃도어 룩에 어울릴 만한 전통적인 짜임의 니트 장갑 역시 다양한 브랜드에서 출시되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소재, 디자인의 장갑 홍수 속에서 이번 시즌 반드시 기억해야 할 점은 그저 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장갑을 활용하여 다양한 스타일링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풍성한 화이트 셔츠에 얇은 가죽 장갑을 끼고 그 사이를 골드 뱅글로 타이트하게 조인 YSL의 스타일링, 스키니한 롱 글러브 위로 반지와 뱅글을 착용한 앤 드뮐미스터나 도나 카란, 밍크가 트리밍 된 레이스 소재의 장갑을 긴 소매의 드레스 위로 주름 잡아 올린 니나리치, 클래식한 캐멀 코트의 소매 위로 니트 장갑을 레이어링한 마이클 코어스, 색감고운 장갑을 아예 끼지 않고 토트백의 핸들과 함께 잡는 스타일링을 연출한 엠포리오 아르마니처럼 말이다. 그러니, 이번 시즌의 장갑으로 다양한 스타일링에 도전하는 것은 장갑의 여성성을 존중하며 연구를 거듭해준 디자이너들에 대한 작은 감사의 표현이자 예의다.

에디터
패션 디렉터 / 최유경
포토그래퍼
김기현
스탭
어시스턴트/ 이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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