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언 허스트가 움직일 때마다 찬양과 비판이 동시에 따라붙는다. 그 논란은 어쩌면 데미언 허스트, 그의 의도일지 모른다

만약 예술가는 세속적 욕망과 거리를 두고 오직 아름다움만 추구해야 한다고 믿는다면, 데미언 허스트는 낙제에 가깝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경매하는 자리에 직접 참여해 1500억의 판매액을 올리거나, 8,601개의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해골인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를 940억에 가까운 가격으로 거래하는 데 능숙한, 다분히 현실적인 인물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죽은 상어를 포름알데히드에 담근 후 모터를 연결해 움직이게 만든 ‘살아 있는 사람의 마음속에 있는 죽음의 육체적 불가능성(The Physical Impossibility of Death in the Mind of Someone Living)’과 같은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아름다움보다는 경악이 먼저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예술가를 사회를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면, 그만큼 완벽한 인물도 없다. 작품으로는 끊임없이 삶과 죽음에 대해 의문을 던지고, 자신의 행보를 통해서는 예술과 상업성에 대한 격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으니까. 그래서 어떤 의미로든 그와 그의 작품을 눈여겨볼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면, 돌아오는 11월 19일 송은아트스페이스로 가면 된다. 국내에선 실제로 관람하기 어려웠던 포름알데히드 동물 시리즈 중 최근작인 ‘황금뿔의 검은양, 2009’를 비롯한 25여 점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기회다. 송은문화재단이 새로 건립한 문화공간 송은 아트스페이스의 개관전이다. 11월 19일부터 12월 29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