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사도 입을 옷이 없어서,뭘 입어야 할지 몰라서.’이유도 사연도 가지각색. 패션 때문에 깊은 시름에 잠긴 당신이 귀기울여야 할 독설 패션 카운슬링

Q : 나이는 30대 중반인데 취향은 여전히 20대 초반에 머물러 있습니다.이 간극을 어찌 메워야 할까요.
A : 당신은 나잇값을 못하고 있다. 혹발랄하고 캐주얼(해 보이고 싶은)한 차림의 당신에게 누군가 “어머 20대인 줄 알았어요.동안이시네요”라는 호들갑을 떤다고 속 없이 헤벌쭉하진 않았나? 착각도 병이다. 나이 앞에 장사 없다. 어리게 입는다고 어려 보일 거라는 건 크나큰 오산이다.이젠 그보다 매력적이고 아름다워 보이는 것에 중점을 둘 때다. 하지만 순식간에 본인의 취향을 바꾸기란 매우 힘들다. 그러므로 좋아하는 스타일을 유지하되 점차 무늬와 장식을 단순화시켜야 한다. 또 어떤 디자인이건 소재는 무조건 고급스러운 것을 택할 것! 값싼 소재를 입어도 용서될 나이는 지났다. 소재의 등급이 곧 자신의 가치척도라는 마음가짐을 가질 것. 가장 중요한 건 색상. 웬만큼 피부가 좋지 않으면 대부분 나이가 들수록 주름과 잡티가 많아지므로 예전처럼 맑고 강렬한 색상은 좀처럼 어울리지 않을 터이니 지나친색상 대비를 피하고 차분한 색상으로 톤 온 톤 매치하는 것이 현명하다.

Q : 밑 빠진 독에 물 붓는 격입니다. 옷을 아무리 사들여도 입을 게 없어서 아침마다 괴로워요. 해결 방안이 없을까요?
A : 절대적 개수가 이 난제를 해결해주진 않는다.기본 양념 없이 어떠한 요리도 맛있게 만들 수 없듯 스타일링의 밑바탕이 되어줄 아이템이 있어야 건전한 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베이식 아이템은 뒷전에 둔 채 잡지에서 떠들어대는 최신 유행 아이템을 무턱대고 사들이는 건 개인적, 국가적, 환경적으로 매우 큰 손실이다. 입을 옷이 없다고 신세 타령하기 전에 아래 열거한 아이템을 구비하는 데 총력을 다할 것. 한 가지 전제가 있다면 불필요한 장식이나 기교는 배제하고 ‘기본’에 충실한 디자인이어야 한다는 사실. 이러한 베이식 아이템을 구입할 땐 항상 ‘싼게 비지떡’이라는 말을 명심, 또 명심하길 바란다.

1) 형광빛이 돌지 않는 흰색 셔츠
2) 무릎 길이의 베이지색 트렌치코트
3) 100 %울 소재 회색•감색•베이지색 카디건
4) 흰색•회색•검은색 티셔츠
5) 검정 테일러드 재킷
6) 무릎 길이 풀스커트
7) 무릎 길이 H라인 스커트
8) A4 서류도 너끈히 들어갈 검정 가죽 숄더백
9) 논워싱 스트레이트 진
10) 세미 부츠컷 테일러드 팬츠
11) 감색 더블 브레스트 블레이저
12) 리틀 블랙 드레스(피부 톤에 따라 베이지나 감색으로 대체 가능)
13) 베이지와 검정 하이힐 펌프스
14) 검정 가죽 바이커 재킷
15) 갈색•검정 가죽 벨트
16) 검정 터틀넥 풀오버(목이 짧으면 라운드 넥으로)
17) 기본적인 디자인의 줄무늬 티셔츠
18) 싱글 버튼의 블랙 또는 캐멀색상 무릎 길이 코트
19) 화이트 & 블랙 캐미솔20) 검정 하이힐 롱부츠

Q : 결혼 적령기를 훌쩍 넘긴, 과년한 독신 여성입니다. 남자친구 하나 없이 청교도적 삶을 영위한 지 어언 몇 년인지…. 평소 매니시한 룩을 즐기는데 스타일이 문제일까요?
A : 매니시룩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남자를 기다리느니 솔로로 늙어 독거노인 수당을 기대하는 편이 정신 건강에 좋다. 그리고 솔직히 남자친구가 안 생기는 건 패션보다도 외모와 나이 탓일 확률이 매우 높다. 물론 남성미 넘치는 패션 취향 역시 사태를 악화시킨 주요 원인일 터. 애석하게도한국 남자들의 99%는 매우 촌스럽고 뻔한 취향을 지녔다.그러니 기왕 이렇게 된 거 자신을 버리고 패션에 있어선 해탈의 경지에 이르러야 한다. 먼저 인정해야 할 것은 우주에서 가장 비싸고 아름다운 옷을 입은들 예쁘고 어린 여자를이길 재간은 없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미 늙은 걸 어쩌겠나. 그나마‘대한민국 평균 20대 아가씨 스타일’전법을 제대로 구사하면 1라운드 정도는 무사히 통과할 것.앞에서도 밝혔지만 첫 만남에서 매니시룩을 입는 건 자폭이나 다름없다. 매니시룩은‘ 여자’를 만나러 온 상대방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 또 참하고 단정해 보인답시고 선택한‘정장’ 스타일도 역효과를 부르기 십상이다. 부드럽고 친근한 인상을 줘야 찔러보고 싶은 용기도 샘솟는 법이니까.보통의 수컷들은 의외로 가슴보다 여자의 다리와 허리 라인에 예민하게 반응하므로 몸매만 허락한다면 고려청자처럼 미끈한 곡선을 그리는 상의와 살짝 퍼지는 A라인 스커트 혹은 허리와 가슴라인을 적당히 드러내는 원피스 드레스를 입는 것이 최선이다. 물론 신발은 날씬한 굽의 하이힐. 하지만 다리가 굵어 슬픈 여자라 불가피하게 바지를 입어야 한다면 가볍고 살랑이는 소재(이를테면 시폰, 은은한 광택의 새틴)의 상의와 작지만 반짝이는 주얼리를 하는 편이 좋겠다. 반대로 두루뭉술한 자루형 원피스 드레스에,심지어 레깅스와 고무신 포스의 플랫슈즈까지 3종 세트로 온몸을 도배했다면 패션으로 호감을 얻을 생각은 접어야한다. 물론 잘록한 허리를 강조하겠다는 심산으로 복싱챔피언마냥 굵은 벨트(심지어 싼티 나는 인조 가죽)을 두르는 것도 위험천만한 선택이다. 챔피언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야쿠르트 아줌마 코트, 버스 손잡이 귀고리, 야구선수점퍼, 항아리 바지 등 특정 물체, 캐릭터, 직업 등을 연상시키는 아이템도 금기시해야 할 품목. 그리고 로고가 눈에 띄는 가방이나 신발은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억울하게도‘된장녀’라는 주홍글씨를 아로새길 수 있으니 브랜드 식별이 불가능한 것을 선택해야 할 것이다. 한편 소개팅에는 검정을 제외하고는 자신의 피부색과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을 고르는 것이 최선이다. 무조건 여성스러워 보이겠다는 심산으로 분홍색을 고집했다가는 칙칙한 피부색을 광고하는 상황을 초래할 테니 어떤 색상이든 입었을 때 상대적으로 얼굴이 화사해 보이는 쪽을 선택하시라.

Q : 뭘 입어도 뚱뚱해 보입니다. 날씬해 보이는 방법은 정녕 없는 걸까요?
A : 뚱뚱하니까 뚱뚱해 보이는 것이다. 흔히 패션잡지에선 뚱뚱해도 자신감만 가지면 아름다워질거라는 헛된 망상을 심어주는데 이는 무책임한 거짓말이다. 진짜 자신감은 마음먹은 대로 쉽게 나타나지 않을 뿐더러 자칫하면 거대한 착각으로 변질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진짜 자신감은 예뻐져야 생기는 법. 물론 김민희나 공효진급의 몸매를 제외하곤 우리나라 여자 중 대부분은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자학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보세 옷가게의‘원사이즈’도 무난히 입을 수 있는 정도의 몸매라면 뚱뚱하다고 낙담할 건 없다. 그래도 누구나 도려내고 싶은 신체 부위가 있기 마련. 굵은 다리, 두루뭉술한 허리 라인, 두껍고 광활한 어깨, 큰 머리, 긴 허리… 등 단점을 파악하는 건 성공적인 스타일링에 있어 가장 중요한 단계다. 하지만 단점파악이 끝나면 장점을 찾아나서야 한다. 누구나 한두 군데쯤은 예쁜, 아니 그나마 나은 부위가 있는 법. 어차피 차도르로 온몸을 감싸지 못할 바에야‘상대적’으로‘괜찮은’부위를 강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단점을 감추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이를테면 어깨는 떡 벌어졌지만 쇄골이 예쁘니까V넥으로 깊게 파인 래글런 소재 티셔츠를 입고,종아리는 튼실해도 허벅지가 가는 편이라면 짧은치마나 반바지를 선택하는 식으로 단점과 장점을한 바구니에 담는 센스를 갖춰야 할 것이다. 어차피 자신은 스스로가 가장 잘 안다. 개개인에게 이렇게 저렇게 입어라 코치한다는 건 불가능하다.개인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지 않을 바에야 부단한 노력만이 성공의 열쇠라는사실을 잊지 말 것.

Q : 매장 직원이나 친구의 의견에 휩쓸려 본의 아니게 쓸데없는 제품을 구입하는 경우가 많아요. 매번 그러지 않으리라 다짐하지만 귀가 어찌나 얇은지 번번이 실패해요.
A : 숙련된 매장 직원들의 달짝지근한 칭찬과 어설픈 스타일링 조언에 홀리는 건 패가망신의 지름길이다. 그들 앞에선 귀를 닫는 편이 낫다. 또쇼핑 시 짐이 많거나 심신이 피곤한 친구, 지나친긍정주의자 친구의 말 역시 믿을 게 못 된다. 이들은 조금만 괜찮아 보여도 별 생각 없이 구입을 부추기기 때문. 사실 가장 이상적인 쇼핑 메이트는바로 나 자신이다. 충분히 시간을 두고 혼자서 쇼핑을 해야 그나마 실패 확률을 낮출 수 있다.‘살까, 말까’선택의 기로에 빠지는 순간이 괴로워서매번 남의 의견에 기댄다면 지금의 상황은 영원히 반복될 것이다. 혼자서 해결했을 때 비로소 쇼핑의 기술이 일취월장하는 법. 그리고 가능하다면 모든 아이템은 입어보고 가능한 한 오랫동안시간을 두고 꼼꼼히 살펴보는 버릇을 기를 것. 매장에 있는 제품 중 자신이 갖고 있는 아이템과 가장 비슷한 것을 함께 입어보거나 교환, 환불이 용이한 브랜드라면 일단 구입해서 집에 있는 아이템과 매칭해보는 것이 현명하다. 또 매장에 비치된 거울 대신 쇼윈도에 비춰 봐야 실체를 파악할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 것. 그리고‘싸니까’라는이유로 무턱대고 구입하면‘ 싸게’ 샀다는 이유로홀대하게 되므로 애물단지 신세로 전락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물건을 살 땐 쉽게 타협하지 말것.“ 이런 점은 좀 아쉽지만, 이런 점이 마음에 드니까 사야지” 하면 결국 오래지 않아 그 단점 때문에 내치게 된다. 반대로 한 번 보고, 두 번 봐도‘내 것’이라는 생각에 잠 못 이루는 제품을 만나면 생각했던 예산의 2배를 주더라도 반드시 구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