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죽 재킷과 블랙 마스카라가 만들어내는 거칠고도 우아한 조화. 백스테이지로 들어온 바이커 걸들의 뷰티 스타일링 리포트.

REAL BLACK

<이지 라이더(Easy Rider)>부터 <미녀 삼총사(Charlie’s Angels)>의 헤로인들까지. 60년대부터 21세기 현재에 이르기까지 패션 인더스트리의 디자이너들에게 뮤즈가 되어준 수많은 바이커 여전사들. 그럼에도 2009 F/W 백스테이지로 달려들어온 그녀들에게서 새로운 에너지가 느껴지는 것은 예전의 그들보다는 한결 우아하고 부드러운 여성미를 발산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블랙이란 컬러를 더욱 정교하게 다룰 줄 아는 테크닉을 겸비한 덕분이다.“터프하지만 분명히 글램한 매력으로 충만해 있어요.”로베르토 카발리의 메이크업을 맡았던 팻 맥그라스는 블랙 라이너와 섀도, 그리고 여기에 우아함을 더해줄 암회색 섀도를 꺼내 들었다.“ 그들은 여전히 가죽 재킷을 입고 있지만 잘 가꿔지고, 지적이죠.”

콘데나스트 아시아퍼시픽 뷰티 디렉터 캐시 필립스 역시 부드러워진 그들의 새로운 면모에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늘 가죽 재킷과 콤비를 이뤄낸 블랙 아이에도 대대적인 변화가 일었다.“ 여전히 자유분방한 스모키 메이크업이지만, 그 테크닉에서는 아주 정교함을 보여주지요.”맥 프로팀 수석 메이크업 아티스트 변명숙은 5분 안에 완성하는 퀵메이크업의 시대가 지났음을 경고했다.“ 한 올의 뭉침도 없이 정성스레 발린 블랙 마스카라, 점막을 세심하게 메워 넣은 블랙 라이너, 여러 번 블렌딩해 고르게 바른 블랙 섀도 같은 것들이죠. 진정한 리얼 블랙을 보여줄 때가 왔습니다.”

SLEEK & SLICK

가죽 재킷 차림에 빈번하게 매치된 헤어스타일 중 하나는 머리칼을 꼼꼼하게 뒤로 넘긴 슬릭 백(Sleek Back)이었다. 그중에서도 한 올의 흐트러짐 없이 빗어 목 바로 위에서 단단하게 고정한 시뇽 헤어는 시크함과 차가움을 대변하는 이번 시즌 최고의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특히 로베르토 카발리, 마이클 코어스 등의 쇼에서 보여진 군더더기 없이 간결한 시뇽 헤어들. 바이커 걸들에게는 거침과 부드러움을 한번에 안겨줄 훌륭한 액세서리가 되어줄 스타일이다.어느 시즌에나 선보인 것이 슬릭 헤어라지만, 이번 시즌에는 유독 덧입혀진 광택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니나리치 백스테이지를 맡았던 오딜 길베르는 “거울처럼 모든 게 비칠 듯한 슈퍼 샤이니!”라고 외칠 정도였으니까. 그것은 촉촉함을 뛰어넘어, 철저하게 계산해 빚어낸 인공적인 빛에 가까웠다. 헤어 스타일리스트 귀도 팔라우 역시 베르사체의 백스테이지를 눈부신 광택으로 밝혔다. 일단, 이마에서 뒤통수로 이어지는 부분을 가능한 한 촘촘하게 밀착시킨 뒤, 이 위로 플라스틱이 떠오를 정도로 과도한 광택을 부여했다. 하지만 밑부분에서는 전혀 상반된 질감이 엿보이기도 했다. 촘촘했던 모발들은 느슨하게 풀어졌고, 이 위로 뿌려진 파우더는 예상치 못했던 매트함을 연출해냈다. 한껏 부풀려진 모발들은 위쪽의 슬릭 헤어와는 상반된 질감으로 바이커 걸들에게 더할 나위 없는 짜릿한 반전을 선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