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로코 야시장을 밝히는 램프, 세렝게티 초원에서 바라본 석양,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를 연상시키는 뜨겁고도 차분한 열기. 2009 S/S를 물들인 아프리카 컬러들.

NICOLE FAHRI

NICOLE FAHRI

ETRO

ETRO

 

SUNKISSED ORANGE

세렝게티 초원에서 바라보는 석양이나 모로코의 야시장을 밝히는 램프를 눈에 담아본 사람들은 모두 입을 모은다. 아프리카를 경험한 자만이 신에 대해 논할 수 있다고. 몇 시즌 내내 블랙, 화이트 혹은 인위적인 색상에 중독되었던 아티스트들이 이번 시즌 축복받은 땅, 아프리카를 논하기 시작했고, 덕분에 백스테이지는 그 어느 시즌보다도 풍요로운 색감들로 출렁였다. 런던. 줄리안 맥도날드의 백스테이지는 온통 케냐의 석양으로 조금씩 물들어갔다. 햇볕에 그을린 듯한 오렌지, 조금씩 열기가 식어가는 대지의 색, 그 위에 아직 남아 있는 한낮의 열기를 반영하는 듯한 골드.모델들의 얼굴은 아프리카 특유의 오렌지, 브라운, 코퍼 등의 컬러로 물들여졌지만 석양이 내뿜는 열기가 그러하듯 차분함을 잃지 않았다.

“광대뼈에는 일루미네이팅 효과를 주기 위해 은은하게 빛나는 핑크 하이라이트를 발랐어요. 덕분에 피부 속에서부터 우러나온 듯한 래디언스를 연출할 수 있었죠.”북아프리카, 모로코로 여행을 떠난 랄프 로렌의 백스테이지도 눈여겨 볼만하다. 입술과 눈꺼풀을 덮은 어스(earth) 컬러는 모두모로코마라케시의 건축물을 상징하는 컬러다. 물론이 차분하면서도 이국적인 컬러는 광대와 콧잔등, 이마 등에서 우러나오는 건강한 래디언스가 있었기에 돋보일 수 있다는 사실 또한 간과할 수 없다. 비슷한 톤으로 데렉 렘쇼를 맡은 아티스트 톰 페슈는 이렇게 설명하기도 했다. “촛불에 비춘 듯한 홍조!”

MISSONI

MISSONI

 

NEW BRONZE

차분하고 따뜻한 오렌지 색조들로 축복의 땅을 밟아보았다면, 이제 좀 더 그을린 컬러들로 본격적인 아프리카 여행을 시작해보자. 예상했겠지만 브론즈 메이크업은(그러니까 브라운, 코퍼, 이 위에 한겹막을 덧씌워주는 골드에 이르기까지) 백스테이지에 있어서 여름을 알리는 신호탄과도 같은 존재이다. 몇 시즌을 반복해서, 브론징 메이크업의 키워드는 ‘modern’이다.

해변가에서 익힌 듯한 태닝 피부가 아니라, 도심의 테라스에서 살짝 그을린 듯 가볍고 세련된 터치. 여기에 덧붙여 한 가지 더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면, 이번 상반기를 뜨겁게 달군 총체적인 트렌드, ‘래디언스(피부 속부터 우러나오는 빛)’의 법칙이 브론징 메이크업에서도 철저하게 지켜지고 있다는 것이다. 브라운 섀도로 뒤덮인 눈꺼풀 위에서 발하는 것(알레산드로 델라쿠아), 눈 앞머리를 환하게 밝혀주는 것(미소니), 광대뼈 위를 타고 흐르면서 은은하게 빛나는 것(오스카드라 렌타)은 모두 빛을 효과적으로 사용한 결과물들이다. 아티스트들은‘래디언스+브론징’메이크업을 위해 리퀴드포뮬러를 적극 활용하라고 조언한다. 메이크업 아티스트 톰 페슈는 “T존에 극도로 소량의 파우더를 사용한 것을 제외하고는 촉촉하고 반짝이는 리퀴드 파운데이션을 사용했어요”라고 고백한 바 있고, 발 갈란드 역시 리퀴드 타입의 골드 섀도를 이번 시즌 머스트 해브 아이템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