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대처하는 향기의 가벼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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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도 계절을 타고 찾아온다. 여름, 무더위에 대처하는 향기의 가벼움.

왼쪽 페이지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BURBERRY  버버리 섬머 포 우먼. ‘항해’를 테마로 디자인된 로고와 실버 캡의 조화가 시원한 느낌을 전달하는 프루티 플로럴 향의 여름 향수. 50ml, 4만9천원.
MARC JACOBS  스플래쉬 샤베트(바질). 웰빙 콘셉트로 깨끗하고 심플한 과일과 식물 향을 풍기는 남녀 공용 향수. 가벼운 향으로 레이어드로 사용하기에 적합하다. 300ml, 9만3천원.
L’OCCITANE  시트러스 버베나 바디 스플래쉬. 버베나와 레몬, 그레이프프루트 등의 상쾌한 향기와 동시에쿨링 효과를 부여한다. 150ml, 6만2천원.
VAN CLEEF & ARPELS  퍼스트 썸머. 즉각적인 쿨링 효과와 알코올 프리로 뜨거운 여름철에 적합하도록 출시된 한정품. 100ml, 8만9천원.
GUERLAIN  아쿠아 알레고리아 피켜 아이리스. 무화과의 달콤한 향이 입안에 퍼지듯 은은하고 신선한 향을풍기는 리미티드 서머 컬렉션. 125ml, 6만5천원.
HUGO BOSS  보스 퓨어. 물과 하나되는 남성의 이미지를 표현한 우디 워터 계열의 향수. 50ml, 6만5천원.
VERSACE  베르사체 뿌르 옴므. 지중해의 허브 향을 바탕으로 정열적이며 강렬한 남성의 매력을 표현했다. 50ml, 7만1천원.
RALPH LAUREN  랄프 와일드. 다양한 젊음을 표현한 랄프 시리즈의 다섯 번째 향수. 딸기와 수박 등 새콤달콤한 향기가 낙천적이고 자유로운 감성을 대변한다. 50ml, 6만6천원.
BOBBI BROWN  얼모스트 베어 프래그런스. 베르가모트와 바이올렛 잎의 싱그럽고 섬세한 향기가 편안함을 준다. 50ml, 7만5천원.
KENZO  료코 컬렉션 로빠 겐조 옴므. 여행을 테마로 매년 출시되는 포켓 사이즈 향수. 2008년에는 감각적인컬러를 통해 각기 다른 향의 특징을 드러냈다. 20ml, 4만원선.
NARCISO RODRIGUEZ  포 힘. 이집트 머스크가 남성의 강하고도 섹시한 이중성을 드러내는 모던한 감각의향수. 50ml, 6만2천원.

새로운 향수의 프로필을 훑어보면 흡사 시 한 편을 읽고 난 듯한 기분이 든다. 그렇게 낯간지러운 수식어를걸치고서야 향기에 대한 설명이 매듭지어진다. 사물을, 순간을, 인물을 오로지 후각을 통해 형상화했으니 얼마나 예민한 작업일까 싶지만 그 표현이 유독 담백해지는 시즌이 바로 여름이다. 더위가 스멀스멀 다가올수록 ‘시원한, 상쾌한’ 과 같이 명료한-상투적이기까지한-단어들이 그 복잡하던 향기의 구조를 대변한다. 로프문양을 응용해 표현한 로고가 마린 룩을 떠올리는 버버리 서머 커플 향수처럼 여름에만 한정 판매되는 향수들도 적지 않다. 바캉스 계절답게 여행의 동반자이길 자처하는 겐조 료코 컬렉션 또한 여름마다 변신한다. 올 여름에는 광택 있는 레드와 블루, 블랙 등 컬러에 포커스를 둔 것이 특징이다. 우아한 여성미를 찾는다면반 클리프 아펠의 퍼스트 섬머나 겔랑의 아쿠아 알레고리아 시리즈를 눈여겨볼 것. 깨끗한 플로럴 부케에 쿨링 효과를 겸비했다. 한층 가볍기로는 록시땅의 시트러스 버베나 바디 스플래쉬나 마크 제이콥스의 스플래쉬 샤베트가 제격이다. 넉넉한 용량에서 짐작할 수 있듯 머리부터 발끝까지 뿌릴 수 있는 이들은 과일과 식물의 풋풋한 내음을 스치듯 은은하게 풍긴다. 자몽, 배, 바질 세 가지로 출시된 마크 제이콥스 스플래쉬 샤베트는 서로 레이어드해 톡특하고 새로운 향을 만들 수도 있다. 남성 향수 역시 묵직한 남성성 대신 시원한 열정을 택했다. 보스 퓨어는 물살을 가르는 광고 비주얼만으로도 이미 더위를 떨쳐낸다. 신선한 과즙과 순수한우디 계열이 어우러진 향은 상쾌하다. 한편 투명한 블루와 실버 엠블럼이 어우러진 베르사체 뿌르 옴므는 도나텔라 베르사체의 표현을 빌리자면 ‘강한 매력을 가진 남성에게 어울리는 핵심적이면서도 결정적인 향기’ 를 지중해의 이국적인 향료에서 찾았다. 유로 클래식보다 아메리칸 시크에 더욱 솔깃한 남성이라면 디자이너 나르시소 로드리게즈의 ‘포 힘(for him)’ 이 있다. ‘남성은 정말 남성다워야 하며, 여성은 또한 여성스러워야한다’ 고 믿는 그는 심플하면서도 카리스마를 지닌 남성 향수를 선보이며 ‘포 허’ 와 함께 뉴욕 시크의 절정을 이루는 커플을 완성했다. 이즈음에서 더위를 잊게 해줄 당신의 향기는 무엇인가? 여름은 가도 향기는 남는 법이다.

에디터
김희은
포토그래퍼
정용선
브랜드
버버리 향수, 록시땅, 마크 제이콥스, 반 클리프 아펠, 휴고 보스, 베르사체, 랄프 로렌 향수, 바비 브라운, 겐조 향수, 나르시소 로드리게즈, 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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